너는 뭘 좋아해?

손편지와 위스키

by 요코

다정한 마음은 저장해 두고 다시 꺼내 보고 싶어.

그래서 손편지를 좋아해.


청춘들의 사색하는 모습을 좋아해.

사랑하는 이에 대해, 자신들의 내면에 대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혹은 절망적인 현실에 대해.

그들이 각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생각해 보면 세상은 그리 부정적인 것들로만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을 좋아해.

이를 테면 나의 고양이와 함께 맞는 아침이라든가, 정신없이 일하다 듣는 상사의 칭찬, 퇴근길에 이유 없이 전화를 걸면 좋아도 괜히 그 마음을 숨기려는 아빠의 목소리.


와인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즐겨 마시는 위스키를 넣어 두고, 나 몰래 와인잔 두 잔을 준비해 놓고 내가 좋아하는 와인을 사러 가자며 웃는 너의 미소를 좋아해.

와인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벌게지는 주제에 나를 이끌고 와인바에 데려가는 너의 뒷모습을 좋아해.

와인향이 나는 위스키가 있는데 마셔 보지 않겠냐며, 네가 좋아하는 걸 공유하고 싶어 하는 그 눈망울을 좋아해.

네 덕분에 마셔 본 몇 가지 위스키가 썩 괜찮아서, 한두 잔 홀짝이는 날 사랑스럽게 쳐다봐 주는 너를 좋아해.

손편지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귀찮아도 남몰래 연필을 쥐어 보려는 너의 마음을 좋아해.


이 글을 읽지 않더라도 내가 어디선가 널 위한 글을 쓰며 네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