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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Mar 18. 2024

WHY MAN CREATES

Saul Bass, Creation is my reason of life

[Saul Bass, Creation is my reason of Life] Photo Collage Designed by CHRIS @CAZA, 춘추풀아트그룹


Saul Bass?


S     smart

A     artistic

U     understanding

L     Loveable


B     beautiful

A     amazing

S     sensational

S     silly


Saul bass!

by Jennifer (daughter of Saul Bass)



 솔 바스(Saul bass)의 작업들은 간료한 동시에 불가해적인 연상을 불러온다. 히치콕(Sir Alfred Joseph Hitchcock)을 전설로 만든 <사이코 Psycho>샤워씬이 솔 바스의 스토리보드에서 먼저 이루어진 것을 상기하거나 영화 <황금 팔을 가진 사나이 The man with the gold arm>,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현기증 Vertigo>, <살인의 해부 Anatomy of a murder> 등의 라이브 한 타이틀 디자인을 되새겨본다면, 변칙적인 장면해설에 대한 그의 놀라운 재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벨 시스템, UWA, 워너 브라더스 등 다국적인 CI(Corporate Identity) 작업까지 병행한 솔 바스의 디자인 도시는 언제나 상징과 모호함이 지배적이다. 관객과 제작자, 독자와 창조자 사이에 수수께끼와도 같은 긴장감이 감돌도록 화끈한 은유를 즐겨 쓰는 그는 영상작업, 특히 영화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흥미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해지는 영화는 그에게 어떠한 얼굴의 투영물이었을까?


 “영화는 느린 동작이나 빠른 동작을 사용하여 한 장면에서 공간을 시간으로, 시간을 공간으로 대체시킨다. 에르빈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의 말처럼 영화는 시간적으로 조직화된 공간이다. 영화에서의 공간은 정적인 성질을 잃게 되며, 시간이 덧붙여진 동적 성질을 지닌다.”


 결국 그는 시적인 공간, 동적인 시간의 무대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꿰뚫고 싶었던 것이다. 솔 바스는 언젠가 자신이 만든 단편영화 주제를 건드리면서 창조에 대한 소신을 이렇게 피력하였다.



《인간은 왜 창조하는가, 솔 바스 Why Man Creates, Saul Bass》

“‘왜 창조하는가?’라는 질문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믿는 정의를 위해 죽음에 맞서 싸웠다. 어떤 이들은 고통과 슬픔으로 울부짖었다. 어떤 이들은 힘으로써 신에게 도전하였고 어떤 이들은 생명을 탄생시켰다. 어떤 이들은 믿음을 갖고 타 죽었고 어떤 이는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이야기했으며 어떤 이들은 고상하게 혹은 불명확하게 이야기했다. 어떤 이들은 거만함과 자부심으로 살았다. 어떤 이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이런 다양한 인간 삶의 표현 가운데에서 공통적인 연결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바로 ‘이것이 바로 나야, 나는 유일무이한 존재야. 나는 여기 있어.’하는 우리들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사람은 본능으로 산다. 창작 또한 인간의 본능이며 이는 확실히 유희본능보다 더 본능적이다.”



 문화와 인간, 가치상승의 놀이를 직업으로 삼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노동으로 삶을 꾸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닿기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다. 어느 누군가가 설정해 놓은 상징 속에서 우리는 물건을 고르고 여행루트를 짜며 하루의 테두리를 결정한다. 조정받지 않고 영향받지 않고 사는 삶은 이 지구라는 공간에서는 없을 것이다. 상징은 외피가 변할 수 있어도 내용의 알맹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대대적으로 모든 것이 바뀌는 수술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인간들은 머리를 바깥에 풀어놓고 살고 있다. 온갖 에너지를 쏟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무엇이 답답한 것일까? 어떤 게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은 무언가를 만들며 몰두할 때 잠시 소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창작을 인간의 본능이라고 부른다. 생각까지도 막는 본태적인 행동 앞에서 나는 얼마만큼 본능에 충실하고 있는가!


2005. 11. 18. FRIDAY




 알프레드 히치콕의 작품은 비디오가게가 있던 시절, 한국에서 출시된 영화는 거의 찾아봤던 것 같다. 정형화된 장면의 미학이 꼭 분절된 마네킹처럼 보이는 음산하고 계산적인 화면을 응시하면서 '영리한 남자'라고 생각했다. 다면화된 편집과 심근을 때리는 음악의 혼성, 시퀀스를 홀연히 뛰어넘는 필름은 중간의 생략으로 인해 의식의 집중으로 귀결되게 만들었다. 히치콕을 고급진 심리학의 대가로 올려놓은 <사이코(Psycho)>, 그 심도를 더욱 가중시킨 것은 솔 바스의 시간을 생략한 심리적 공간의 공백이었다. 솔 바스를 향한 생각을 하면서 포토샵으로 열심히 사이코처럼 현기증의 장면을 잘라다가 물음표도 만들어보았다. 골방에서 만들던 시퀀스 오려 붙이기는 확실히 종이인형 자르기보다 재미있었다.


 솔바스의 창작에 대한 소신을 곱씹으며 내부로 파고들 수밖에 없는 나 자신에 대한 몰입과 의문은 타인을 향한 표출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되었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인생에 대해 깊게 고민했던 시절, 나를 지탱해 준 것은 살아있는 나의 목소리였다. 평이한데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안고 있는 인간이 이해가 안 돼서 인간을 분석해야 했듯이, 그저 내 안의 타래를 풀기만 하면 되는 창조(創造)라는 이름의 '창작(創作)' 본능은 즐겁다. 괴로움의 반대는 즐거움이라고 했는데, 언제쯤 무상하게 인생을 그려낼 수 있을까. 숨을 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어렵다.





2013. 7. 13.  SATURDAY

 자급자족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관계지향의 세계에서 본능의 소리에 충실하기로 했다. 머리는 복잡해도 행동은 더 단순해지자.


In a world of relational orientation where self-sufficiency is not viable, I have decided to heed the call of instinct. Let the mind remain complex, but let the actions become simp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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