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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May 13. 2024

GOVERNMENT IN THE FUTURE

NOAM CHOMSKY | 촘스키, 미래의 정부를 말하다

[GOVERNMENT IN THE FUTURE, NOAM CHOMSKY] BEIJING. 2008. 8. 1. PHOTO by CHRIS



"자유는 순결과 미덕 같은 것으로서 스스로 향유할 때만 가치를 느낄 수 있으며, 따라서 그것을 잃어버리면 그 맛도 곧 잊어버리게 된다."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노암 촘스키(Avram Noam Chomsky)는 빌헬름 훔볼트(Wilhelm von Humboldt)가 제시했듯이 ‘질문을 던지고 무언가를 창조하는 것’을 인간활동의 기본 속성으로 본다. 오늘날 자본이 신앙으로 극대화된 신 자유주의 시대에서 자유롭게 잠재된 개인의 능력을 개발하는 인간은 얼마나 될까?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는 국가자본주의(國家資本主義, State Capitalism)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新自由主義 經濟體制 Neo-Liberalism Economic System) 아래에서는 자유를 향한 이상과 혁명은 단어로만 존재할 뿐, 현실적인 실행을 갖추기가 어렵다. 자각을 갖추고 사회에 저항할수록 은연중에 숨구멍을 틀어 막히고 말 것이다.


"대국은 자신이 바라는 바를 행하는 반면, 소국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받아들인다." 투키디데스(Thucydides)


투키디데스(Thucydides)의 금언은 교묘하게 자유로 무장된 신제국주의(帝國主義, Neo-Imperialism) 전략을 펼치고 있는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과 국경을 초월한 세계의 초(超) 대기업 수뇌부에서 극단적으로 변용되고 있다. "역사는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투키디데스의 유명한 말처럼,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라는 반복되는 이야기는 역사의 종언을 허락하지 않는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제반 기저에서 소수의 이익집단이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가능한 많은 분야에서 사회를 지배하도록 허용한 신자유주의 정책과 경제적 조치들은 권위적이면서 급진적인 파시즘(fascism)과 상통한 이념으로 볼 수 있겠다.


"전쟁은 장갑을 벗은 자본주의다." 톰 스토파드

"War is Capitalism with the gloves off." Tom Stoppard


합리가 사라진 이익창달의 조력자들은 이미 실패한 조절조치인 '다국적 투자에 관한 다자간 협정(MAI: Multilateral Agreement on Investment)'을 다각화된 광고라는 세뇌장치를 통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심어놓고 있다. 20:80의 법칙을 부르짖는 책상 끄트머리의 누군가 또한, 빅 브라더(BIG Brother)의 그물망에서 춤추는 걸 더 이상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언어는 정치인들의 무기이지만, 대부분 인간사의 무기이기도 하다." 노암 촘스키


노암 촘스키(Avram Noam Chomsky)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외부의 압력에 의해 사고하는 것을 벗어나 더 나은 정치가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여야 한다. 정치라는 것은 먼 이상이 아니다. 정치는 특정인이 대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대사회의 운영상의 제도적인 모순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적 의견이 함의된 사상적 의견이 종합된 목소리를 말한다. 정치는 개개인의 제도적인 규율을 제한하고, 경제적인 권익을 규제하며, 사회적인 권리를 조절하고, 문화적인 향유를 규정한다. 요동치는 물길을 바라보며 삶의 치수(治水)를 고민했던 사상가들의 내면과 함께 해본다. 어지러운 세상, 사고(思考)를 멈추지 않는다고 해도 갈 길이 멀게만 보인다.


2008. 8. 1. FRIDAY



한국에서 부딪히게 되는 정치적인 편견들과 경제적인 구조에 대한 이야기들에서 그다지 흥미가 돋지 않았다. 정치적 감각과 경제적 실행, 사회적 동조는 한국에서 일률적이지 않다. 정부 정책과 한국적 정치시스템 또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이윤발생보단, 기계적이고 제도적인 관리에 머물러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암 촘스키는 삼 년 전, 코로나 시기에 유튜브로 자주 만났다. 그의 사상을 점검하면서 세계관의 정립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아직까지 지구상에 살아있는 지성(知性) 중에 하나로서, 그의 의견은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보다는 더 깊이감이 있다.  


베트남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미국이 저지른 실수 중에 가장 큰 오판이자 실책이다. 전쟁은 한 나라를 망가뜨리고, 다른 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다. 인간의 피로 포도주를 만들고 인간의 살로 빵을 만드는 제국주의적인 확장이 극대화된 파괴의 결과가 바로 현대적인 자유의 모습이다. 나의 아버지는 6.25를 겪은 전쟁세대이면서 베트남전 참전용사이다. 그가 겪은 전쟁의 기억과 가난의 서러움과 생의 오판을 불러일으킨 참상의 후유증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시절의 얽매임을 가져왔다. 나의 혈연적 계보에는 촘스키나 하라리 같은 지적인 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과 삶에 대한 고찰은 의식이 있는 누구나 실행할 수 있으며, 유전적인 형태를 뛰어넘는 개인적인 성찰 또한 개성적인 형태로 발현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촘스키의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What Uncle Sam Really Wants》,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Year 501: The Conquest Continues》. 이 두 책은 2008년 대한민국 국방부가 금서로 지정하였다. 촘스키는 대한민국의 국방부에 대해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하는 국방부'(Ministry of Defense against Freedom and Democracy)'로 개명해야 할 것 같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실 촘스키의 책을 읽어보거나 그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국민 개개인의 다양성의 인정과 함께 국민주권주의가 중심이 된다. 노암 촘스키특정 정치체제나 경제적 구조만이 아니라 사회 전방위적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내부의 문제점에 대한 치명적 오류에 부끄럽거나 거대한 체제의 기분을 거슬리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제한은 언제든지 발동된다. 타인이 뭐라 하든, 나는 이 길을 가겠다고 생각하면, 늪에 빠지거나 전쟁에 휘말리게 그 잘못과 오류까지 책임질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군집의 체제에서는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날카로운 목소리에 거슬리는 기분을 갖게 된다. 이는 단기간의 권력장악이 필수적인 신자유주의 집단 사회에서 늘 도출되는 문제점이다.


전 세계 80억 인구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곧, 러시아나 북한처럼 권력의 장악형태가 체제의 통일성이라는 명목 하에 단기 선순환보다는 장기화되는 방향에 집중하게 되고, 이는 세습체제로의 전환으로 급격하게 변질수밖에 없다. 지적인 소수만이 선택되는 클린 한 세계를 만들어간다면, 그것은 정말 빅브라더(Big Brother)가 원하는 세계가 아니던가? 미국이 잘못 발을 넣었다가 섣불리 빼지 못했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관한 현실적인 고찰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촘스키의 의견을 들으면서 불합리한 체제에 대한 경각심과 불완전한 사회에 대한 명료한 인식은 놓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어학자인 촘스키는 일반적으로 문장구성의 통사적인 지식은 타고난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의 언어습득의 고차원적인 발달표준은 내재된 언어능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는 언어를 이해하고 생산하는 능력인 언어 습득 장치(LAD, Language Acquisition Device)를 통해 인간의 언어가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제약하는 요소가 되는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촘스키의 언어학을 살펴보면 그의 사상적 전개는 기존 철학과의 긴밀한 고리를 놓지 않는다.


언어로 말해지는 인간들의 대화와 인간 본성의 표현은 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언어학자 촘스키가 사회비판의식을 가지는 것은 한국적 관점에서는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한마디로 문법학자가 정치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적은 인간은 사유의 통로인 생각을 거치며 자신만의 언어체계와 사회적인 감각을 가지게 된다. 촘스키가 전쟁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경고한 것은 분명하다.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는 돈이 중심이다. 대기업의 확장과 폭력성은 독재체제와 전체주의보다도 더 위험하다. 돈에는 국경이 없다. 국가에 예속되지 않는 기업은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할 뿐, 인권이나 평등에는 관심이 없다. 미디어를 장악하고 있는 언론 또한 사기업(私企業)화되어 광고로 언론의 이익을 보장하는 잘못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나 또한 소규모의 집단을 형성하고 인생의 테두리 속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 날카로운 자각이 발동될지는 모르겠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회적 인식의 폭을 확장시키고, 스스로의 냉철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기초는 실증적인 단어들과 백지 공간 속의 조율일 것이다. 각자의 주장이 다채롭게 발휘되는 세상에서 누가 옳다고 말하긴 어렵다. 미래의 정부를 맞이할 내일의 태도는 오늘 내가 경험하고 반응하는 의식이 결정한다. 대상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삶 속에서 나만의 의견을 개진하는데 정진해 본다.


 



중국에서 삶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유롭게 보이나 자유로울 수 없는 통제된 상태에 놓여있음을, 거대한 정부의 손에 놓인 개별 대중이 인지할 수 있을지 물어보게 되었다. 실제로 자각이라는 것은 대상과 부딪힐 때 생기게 된다. 커다란 돌은 깨어지지 않으려고 하지만, 작은 빗줄기에 틈이 갈라지기 마련이다. 조심스럽게 정국을 다룰 수 있는 유연하고 정련된 도자기술자만이 뜨거운 충돌 속에서도 반발 없이 대중을 매료시키는 새로운 것을 생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이 모여 만들어 낸 중국 정부의 권력이 사방팔방 미치는 영향력을 자주 목격했기에 집어 들었던 책, 미래의 정부를 말하다, GOVERNMENT IN THE FUTURE》. 국방부에선 촘스키의 어떤 이야기는 금서이고, 외교부에선 권장도서이다. 접하는 공간에 따라 입장차이가 존재하는 재미있는 세상이다. 여하튼, 아쉽게도 주중한국문화원의 도서관에는 양질의 책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머리가 복잡할 땐 복잡한 내용으로 형성된 글들이 스트레스 해소엔 그만이다. 읽다 보면 어느새 새까만 꿈나라로 직행열차를 갈아탈 수 있기에.

2013. 6. 1. SATU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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