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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TTINGS FROM THE WILLOW TREE

버드나무 인사

by CHRIS
200408 버드나무인사.jpg [Greetings from the Willow Tree] 2004. 8. 30. NOTEPAD. MEMENTO SKETCH by CHRIS


예전엔 말이야.
버드나무 가지는 봄에만
흔들리는 줄 알았어.
아카시아 꽃도 따먹고
사루비아 꿀도 빨고
진달래 밭에 뒹굴고
철쭉 길을 거닐게 만드는 신호인 줄 알았지.

그런데,
꼭 그렇진 않던데?
바람이 많이 부는 이 가을에도
버드나무는 몸을 누이더라.
눈이 아파서 고개를 돌렸는데
거기에 버드나무가 흐드러지게 시선을 붙잡아.

구슬픈 얼굴과 머리칼을
나에게 안기면서
조용히 말하더라.
알겠데.
다 알겠데.
나도 고개만 끄덕였어.
응. 그래.


2004. 8. 30. MONDAY



바람이 가만히 그녀의 마음으로 불어올 때

잠을 자던 소녀는 눈을 뜨고 말했지.

"안녕!"

그러자 버드나무도 거들었다네.

"일어나. 계절이 바뀌었어."


그래. 늦기 전에,

모든 것이 시들기 전에,

일어나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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