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IE SEELE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독일인의 사랑》

by CHRIS
[FREIE SEELE] 2025. 2. 19. PHOTOGRAPH by CHRIS


"어느 곳에서나 영원한 것으로 존재하는 것은 짜여진 언어로 표현된 자유로운 영혼뿐이다."
독일인의 사랑,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Deutsche Liebe, Friedrich Max Müller


언어를 짜는 것은 실과 바늘이 교차되는 뜨개질을 연상시킨다. 형상을 이뤄내는 것은 언어만이 아니다. 각 민족마다 하나의 사물과 관념을 놓고 해석하는 생활 습관과 삶의 방식이 다르듯이 이 언어라는 것도 꼭 말로나 글로만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과 생각, 감정이 섞여 개인의 특질을 형성한다. 사람마다 경험의 재료나 생각의 폭이 다양한 만큼 결국 언어를 짜는 방법도 수백만 가지다. 무한대일 수도 있겠다.

누구나 자신만의 음영과 광폭의 내면을 지니고 있다. 이성, 사랑, 믿음, 투혼, 진실, 애정, 개성, 투지, 불꽃, 정신, 의식, 의지, 사상, 뭐라고 불러도 좋겠다. 만용, 집착, 독선, 교만, 아집, 은폐, 이런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
육체가 타고 남은 자리엔 연기와 재만 남듯이 사랑이 타고 남은 자리엔 들숨과 날숨만 남는다. 내면이 불타고 남은 자리엔 삶의 다사다난한 흔적과 인생사 허탈한 회한이 흐를 것이다. 자유로운 영혼이 되려면 이런 재와 연기를 떨치고 날아야 되지 않을까. 마음속 담긴 내밀한 언어를 어떤 이야기가 되든 간에 신나게 풀고서 말이다.


2004. 9. 17. FRIDAY



한 인간의 이야기는 단순히 몇 글자로 이해할 수 없다. 주거니 받거니 다름으로 인한 마찰이나 일말의 공감 없이 거짓된 공용의식이나 자기 선양은 습관적 친절과 왜곡된 예의가 부족한 사람이 지양해야 할 바다.

타인을 이해하기 앞서 나 자신을 알지 못하여 다시 나를 돌아보는 방편으로 글을 적기 시작한 것은 고무적이다. 전방위적인 관심사로 인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제작하고 형상을 만들고 설치를 하고 디렉팅부터 제작 판매 서비스까지 디자인을 하는 일련의 행위예술 분야를 꾸준하게 해 온 지난 시간들이 유의미한 경제적 성공을 가져온 건 아니지만 현재의 위기감을 돌파구로 삼아 실제적으로 작업을 연결할 구조적인 단서들을 끌고 들어왔다.

길이 막히고 앞이 보이지 않을수록 전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가라앉는 배에서 모두가 눈을 감고 죽음의 신을 기다릴 때 선장이 할 일은 배를 고쳐 다시 움직이게 만들던지 배를 버리고 모두가 무사하게 탈출할 방법을 찾아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자질이 부족한 지도자의 문제는 먼저 자기만 살려고 한다는 점이다. 위치가 사람을 만든다면 최우선적으로 구조할 것을 파악하고 이동전략을 실행하도록 효율적인 형태의 실행방안을 짜내야 한다.

커다란 해일이 닥치기 직전 모든 물이 빠져나가면서 암울하고 불안한 격변의 조짐이 감돈다. 산더미 같은 물이 밀려들어왔을 때 내가 만든 배가 항해를 할 수 있을지 부서져나갈지 알게 된다. “얼마나 대운이 터지려는지!” 내일을 알 수 없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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