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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Mar 06. 2024

EAT

몽유섭생(夢由攝生)

[EAT YOUR DREAM] 2024. 3. 6. CHINA. PHOTO by CHRIS


뜻하지 않은 곳에서 웃음이 터질 때가 있다.


이것은

예술인가, 광고인가.

키치인가, 해학인가.

순수인가, 엽기인가.

구조물인가, 입간판인가.

신선함인가, 잔인함인가.

자부심인가, 어리석음인가.



오리의 꿈이 구워지고 있다. 푸르른 호수 위에서 여유롭게 노니는 거위를 닮은 오리들은 적나라하게 붉은 알몸을 드러내며 생과 죽음, 자유와 구속의 화덕 위에 줄줄이 걸려있다. 역시, 자유를 사랑하는 허기진 우리들은 한 편에선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한 편에선  체리필터의 [오리 날다]를 흥얼거리며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鸭: 북경오리구이)의 자글자글한 냄새를 맡고 한 바닥의 군침을 흘린다. 덕다운 패딩을 벗어던진 온화한 룸에서 둥그렇게 둘러앉아 눈처럼 깨끗한 유니폼을 입고 서빙하는 요리사와 복무원의 순결한 서비스정신을 맛본다. "맛있다!", "Good!", "C'est bon!", "好吃!"를 연발하며 우아하게 오리의 꿈을 삼킨다.



밤에 못 봤던 구조물이 퇴실할 때 놓여있었다.


언발란스 인생.

이런 원더풀 라이프!

먹고 먹히는 나의 자유, 너의 꿈속에서

생생하게 익어간다.


우리들의 꿈과 자유는 상호 섭생 관계인가 보다.

삶과 죽음까지도.




P.S.

나만 너무 웃었나 보다.

어리둥절한 사람들에겐 이런 다층적 기법의 변칙은 자연스럽다.

모순에서도 의미가 새겨있는 아이러니한 요지경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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