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철도노조를 활동을 하면서 성장의 기록

징계라는 성장통을 겪으며!

by 자유로운영혼

1. 2003년 628 파업 지방본부 총무국장 직위 해제 2개월 감봉

2. 2006년 31 파업 지부간부 직위해제

3. 2009년 파업 지방본부 총무국장 직위해제 2개월 이후 해고 중노위에서 징계가 과하다고 판결받아 복직

4. 2012년 09년 파업으로 사측의 행정소송 제기하여 09년 파업 징계가 해고에서 정직 3개월로 확정

5. 2013년 파업 때는 일반 조합원이었으나 직위해제

6.2017년 파업 때는 지부간부로 직위해제 3개월 이후 정직 2개월


철도에 들어와서 철도노조활동을 하며 내가 징계당한 이력이다ㆍ

철도에서 노조활동을 하면 나정도의 징계이력이면 중간정도 되는 거 같다ㆍ

철도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겪었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봅니다.

2003년 첫 징계를 시작으로 2017년 마지막 징계까지, 5번의 직위해제, 해고, 정직, 감봉, 경고 등 파면만 빼고 모든 징계를 경험했습니다. 농담 삼아 '파면만 당하면 징계의 그랜드슬램'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죠.

사실 저는 집행부 내에서 늘 합리적이고 온건한 입장이었습니다. 파업은 가장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도구라고 생각했고, 가급적 반대하는 쪽이었습니다. 혹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최대한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죠. 처음에는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받는 것이 억울하고 속상했지만, 이를 극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징계, 그리고 깨달음

징계의 무게를 제가 서 있던 집행부의 위치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으로 여기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힘들게 간부 활동을 해야 하나', '간부 안 하면 속 편하고 징계도 안 맞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리 과격한 주장을 하더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일반 조합원과 달리, 집행부에 있으면 소극적인 주장이라도 그 결과가 과격하게 나타나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고충과 고민 속에서 저는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에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전에는 그저 주장하는 것에만 몰두했다면, 집행부 간부로 활동하면서는 주장하는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의 벽을 깨달았습니다. 무언가를 집행하고 지도부에 있다는 것은 대단히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일이며, 단순히 주장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변부에서 주류의 시각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저는 사회를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주변부의 시각이 아닌, 좀 더 주류의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죠. 물론 그 과정에서 참 어려움도 많았지만, 잘 이겨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기특합니다. 때로는 이루어 놓은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아 허무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이 과정을 잘 이겨낸 제 자신에게 '토닥토닥'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