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나이가...
서빙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다. 서빙 알바를 하다 보면 은근히 자주 마주하는 호칭인 “이모”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이모라는 호칭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나를 부른지도 몰랐었다. 나는 20대인데, 누가 봐도 대학생인데 왜 나를 이모라고 부르시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정성껏 응대했다. 친절하게 응대했지만, 속으로는 울고 있었다.
물론 아기들에게 이모일 수 있겠지만, 벌써 이 나이에라는 생각에 서글퍼지기도 했다. 사회는 나이를 숫자로만 판단하지는 않는다. 일하는 장소와 역할로도 사람을 분류한다. 나는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누군가의 눈에는 벌써 ‘이모’가 되어있다.
사소한 호칭이지만 내가 의도하지 않은 모습인데 그렇게 불리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래도 웃어야만 한다. 그래도 친절해야 한다. 손님이 떠나간 뒤에 내 나이를 곱씹는 나를 발견한다. 정말 나는 나이가 들어 보였을까? 아니면 그저 편히 부를 호칭이 필요한 거였나. 어떤 이유든 간에, 그 한마디는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았었다. 하지만 이것도 자주 듣다 보면 익숙해진다. 지금은 그러려니 한다.
그냥 저기요로 불러주세요. 언니라고 불러주세요. 하고 말하고 싶던 적이 많았지만, 꾹 참아야했다. 감정을 삼키는 것도, 시급의 일부라고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