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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를 하면 사회성이 높아진다고?

확실해?

by 코알코알

인터넷에서 알바를 하면 사회성이 높아지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화제다. 유명인이 알바와 사회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그것으로 인해서 인터넷이 또 시끄러운 것이다. 나는 또 유난이다라는 느낌이긴 했지만, 흥미로워져서 계속 읽어내려갔다. 엄청난 반응이다.


알바를 하면 사회성이 높아지는가?

알바를 안하고 자란 사람들이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유명인의 말에는 존중이 없다. 고로 그 사람도 사회성은 없어보인다. 사회성이라는건 할말 못할말 가리는 것도 포함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쿠팡알바부터 편의점, 카페, 서빙, 단기알바까지 총 10개정도의 알바를 해봤다. 하지만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입장에서, 사회성이 정말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알바를 해서 사회성이 모두 길러지지 않는다.

또한, 알바를 안 한다고 해서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외가 존재하는 것이다.


일단 아르바이트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사회성은 뭐가 있을까? 상하관계에 대한 확실한 판단이다. 우리 사회에서 요구하는 사회성이란 대개 이런 것이다. 여러사람과 잘 어울리는 능력은 사교성에 해당한다.


저 유명인이 말한 사회성의 정의가 무엇인지 일단은 모르겠다. 상하관계에대해서 모른다는 것인지. 아니면 눈치나 배려, 말투 조절 같은 실용적 처세술을 말하는 것인지. 그런데 사회성을 단순히 아르바이트 경험으로만 평가하는 건, 굉장히 편협한 시선처럼 느껴진다.


사회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라난다. 꼭 알바가 아니더라도, 동아리 활동이나 팀 프로젝트, 혹은 가족이나 친구 관계 속에서도 사람은 충분히 갈등을 조율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내가 수많은 알바를 하며 얻은 건 ‘예의’보다는 ‘버티는 법’이었다. 손님이 무례한 말을 해도 꾹 참아야 하고, 시급 500원 올려준다고 하면 그만둘 수 없었던 현실.(응, 그건 그만두면 안된다. 한시간에 500원이나 올려주는데) 그런 경험이 사회성을 길러주기보단, 오히려 감정을 숨기고 무뎌지게 만든 부분도 있었다. 그게 사회성이라면, 참 씁쓸하다.


그러니까 사회성은 알바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마다 다르게 자란다. 어떤 이는 조용한 독서모임에서 배려를 배울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남의 삶을 쉽게 단정하지 않는 태도다. 그리고 그건, 진짜 ‘사회성’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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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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