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받고 싶지는 않다

동정이 나쁜 이유

by 코알코알

불행한 이야기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힌다. 숨을 고르며 빠르게 스크롤을 넘긴다. 숨도 빠르게 가빠진다. 내가 쉽게 불쌍하다고 판단한 사람이 오랜만에 밝은 글을 적었다. 댓글도 막 단다. 불쌍한 와중에도 넌 힘을 내고 있구나라는 취지의 댓글. 억지로 밝은 척을 한다.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지나치며 돈을 건넨다. 역시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을 도우니 기분이 좋다. 나는 어느새 말라버린 눈가로 미소를 짓는다. 입가는 웃지 않는다.

동정은 겉보기에는 따뜻하고 고귀해 보인다. 하지만 그 온기는 타인을 덥히지는 못한다. 자기와 동일화가 아닌 자신과는 다른, 어떤 가여운 존재에게 나의 온기를 나누어 준다는 착각으로 타인에게 그 온기는 닿지 않는다. 동정은 본질적으로 타인의 고통에 가까이 가는 감정은 아니다. 안전한 거리에서 내 도덕성과 불안을 관리하고 고통을 덜기 바쁘다는 것이다.

너는 장애인이라서, 너는 정신병이 있어서, 가볍게는 너는 돈이 없어서, 취업을 못해서 쉽게 동정을 받는다. 그 감정은 전혀 수평적이지 않으며, 위계적이며 수직적이다.

순간적인 우월감과 안도감에 휩싸인 사람들은 그냥 동정받는 대상을 가볍게 소비하고 지나쳐 일상을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동정을 받고 싶지 않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 흘리지 않고 내 병을 함부로 공유하지 않는다. 내가 허락한 타인 이외에 전혀 공유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소비될지 알기에 더욱 그렇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보다 훨씬 불쌍한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달콤함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것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자신에게 독이 된다.


(돌아다니는 사람들 각자 자신의 갈 길을 간다. 마구 돌아다니는데, 맨발로 다니는 빈자도 있고, 휠체어를 타서 바퀴가 굴러다니는 사람도 있다. 어린아이와 강아지도 마구 뛰어다닌다. 거기에는 시선이 없고 각자 갈 길을 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