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 기울이기도 팍팍한 사회가 되는걸까

by teh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술이 빠지긴 힘들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하던, 차분한 분위기를 좋아하던, 술은 분위기를 주도 하기에 좋은 수단이 되며, 음식과 좋은 술이 어울릴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술을 즐기지 않는 나 조차도, 어떤 날은 퇴근 후 술잔을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보면 그에 어울리는 술을 찾기도 한다.


이러한 술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봤을 때, 최근 오르고 있는 다양한 물가들(공공요금 및 소비재들)에 더하여, '주류 가격 규제' 기사를 신문에서 봤을 때, 그닥 달갑지는 않은 주제였다.

골자는 올해부터 와인, 위스키 등 수입 주류의 기업간 대규모 거래에 대한 할인 판매가 불가능해지면서, 박리다매의 구조를 가져가며 할인 판매를 할 수 있었던 여러 도소매점에서 할인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소식이다.

안그래도 물가 상승으로 생활이 힘들어지는 상황인데, 이에 더해 규모의 경제로 나마 할인 판매가 가능했던 와인, 위스키 조차도 소매 가격과 동일하게 팔아야 한다니..취하고 싶은데 취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인 것 같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는 주류세 구조가 엉망이라서 국산 위스키를 제조하기가 어렵다는 영상을 본 뒤라서 조금 더 기사가 씁쓸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2022년 위스키 수입액이 전년대비 62% 증가, 수입량은 75% 증가했음에도, 한국산 위스키는 찾아보기 힘든데 그 이유가 주세 구조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최종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구조인데, 실제로 부과되는 세금은 최종 가격에 주세 72%, 교육세 30%를 더해 102%의 세금이 붙는다고 한다.

내가 마진을 2만원 남기고 싶으면, 세금이 100%, 즉, 2만원이 더 붙어, 최종 소비자가는 4만원 이상이 올라가버리는 형국인 것이다.

멋들어진 술병을 만들기 어려운 이유도, 종가세 구조상, 병 제작 비용에도 동일하게 과도한 세금이 붙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수입산의 경우 국산과는 달리 원재료에만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이윤, 영업비용, 유통, 홍보비 등에는 세금이 붙지 않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막연히 '우리나라 술은 맛 없고, 외국 술은 좋은 술이 많아. 역시 국산은 별로야'라고 생각했던 나로써는 망치로 한 대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과한 음주를 싫어하긴 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맛있는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맛있는 술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으며 즐기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랜만에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연락한번 해 보려한다.

"잘 지내? 주말에 시간 괜찮으면 간단하게 술 한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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