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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 보관한 현금이 없어졌다?

차량 내 물품 절도에서 과학수사

by 현장의 기록

차량 안에 보관한 물품들을 가져가는, 털어가는

일명 차량 내 물품 절도 사건은 계절과 무관하게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이다


생각보다 차량 문을 안 잠그고 다니는 피해자 분들이 많다

'전 원래 차 안 잠그고 다녀요'

'불편해서 스마트키(차키)는 차 안에 넣고 다녀요'

'남의 차 열어보는 사람이 이상한 거 아녜요?'

등등 아주 다양한 이유를 말하신다

심지어 절도 피해를 인지하고도 다음날, 일주일, 한 달 넘게 차량을 운행하다 뒤늦게 절도범을 잡고 싶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도 꽤 발생한다


이럴 경우 안타깝지만 도움드리기 어렵다 말씀드린다


과학수사 기술과 국과수의 분석기법이 발전해도 최초 발생 현장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할수록 훼손되는 증거는

안 그래도 눈에 안 보여 찾아드리는데, 더 찾기 어려워지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범인(피의자)들은 차량 문이 어떻게 열려있는 걸 알까?

주차장, 그 일대 주차된 차량 문을 모두 다 당겨볼까?

아니면 피해자가 문을 안 잠글 거야! 하고 신내림 받듯 차량을 특정하고 털어가는 걸까?


두 방법 모두 시도한다 할 수 있다

그중 가장 유용한 방법?으로 분류되는 건 신형 차량들의 <사이드미러> 상태를 보고 판별하는 법이다

차키가 열쇠에서 스마트키로 바뀌고 심지어 핸드폰으로도 시동을 걸 수 있는 최첨단 시대다

다만, 이 방법을 법인(피의자)들도 악용할 때 빠르게 발전한단 거다

우선 스마트키가 차량 내부에 있거나, 차량 문이 잠겨있지 않으면 사이드 미러는 닫히지 않는다

주차장, 골목길에 시동이 꺼진 채 사이드미러가 열린 차 문 손잡이를 당겨보면 대부분 열린단 거다

전기차(아이오닉, 테슬라 등)의 경우 차량 문이 잠겨있지 않으면 손잡이가 튀어나오는 방식도 있다

이렇게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간단한 수법을 터득해

호기심에 의해서 인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인지, 재미를 위해서인지 모를 범죄를 저지를 때 유용하게 사용한다


그 외 스마트키가 아닌 차량들은 어떻게 차량 문이 열려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다 당겨보는 거다

또는 공사차량, 택배 배송차량, 유통 차량등 차량 문을 잘 잠그지 않는 업종 차량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아무리 불편해도 차량 문은 꼭! 잠그고 다니길 바란다

운이 좋으면 안에 보관한 물품만 없어지는 절도지만

운이 나쁘면 차량을 운행하고 도주하며 파손(물피, 인피 등), 사고를 내다 잡히는 차량불법사용죄도 발생할 수 있다

두 범죄 모두 차량문이 잠겨져 있으면 일어나지 않을 범죄다



부득이하게 차량 내 물품이 없어졌거나, 누군가 뒤진 흔적(물색)이 보이면 바로 경찰에 신고하길 바란다

'출근해야 해서요', '아기 등원하고 올게요', '꼭 지금 해야 해요?' 등 나중에 다시 신고하겠단 연락이 올 때가 있다

안타깝지만 위에서 말한 대로 범인(피의자)을 잡을 확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행동이란 걸 알아주길 바란다


그렇다면 과학수사가 바로 출동한다면 어떤 걸 하는 걸까?


우선 가능한 CCTV를 확인한다

'에이 과학수사 별거 없네, 역시 CCTV가 최고네' 등 이야기를 하실지 모르지만

대부분 차량 내 절도는 피해자, 관계자가 절도 피해상황 파악을 위해 차량문을 여러 번 여닫아 보느라

피의자의 흔적(지문, 유전자) 위로 피해자 흔적이 덮혀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CCTV가 있다면

피의자 인상착의(성별, 나이, 얼굴형 등)와 침입 시 만진 차량 외부 표면을 특정할 수 있고

당황한 피해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행동을 되감기 해

표면에 혼합되어 있는 피해자의 지문, 유전자를 제외하기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없다면 차량 전체를 감식할 수밖에 없다

이 전체는 운전석, 조수석, 뒷좌석, 트렁크 모두 포함된다

예상외로 뒷좌석문을 당겨 열어보는 범인(피의자)들도 꽤 있기에 간과하면 안 된다


그렇게 차량 문 외부, 손잡이 표면들에서 개인식별에 유용할 지문, 유전자를 채취한다

이후 차량 내부 글러브박스(일명 다시방)와 콘솔박스(운전석, 조수석 사이 보관함) 위주로 유전자를 채취한다

차량 내부는 대부분 지문감식을 해드리지 않는다

지문 채취 시 사용하는 분말, 약품이 차 내부 플라스틱(ABS), 시트(합성피혁, 천연가죽, 천 등)에서 잘 지워지지 않기에

피해 정도보다 세차 비용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배려를 해드린다


예외는 차량 불법사용으로 범인(피의자)이 차량을 운행한 경우

운행 시 조절할 수밖에 없는 룸미러, 내비게이션, 차량 제어버튼(열선, 기어조정 등)과 같은 표면에서 지문을 채취해야 할 경우 어쩔 수 없이 약품처리 한다


이렇게 차량 외부, 내부에서 채취한 지문, 유전자는

사무실로 가져가

지문은 경찰청 소속 과학수사관과 지문감정관이 주민등록법 기반 지문검색 시스템(AFIS)을 통해 범인(피의자) 신원을 특정하고

유전자는 국과수에서 등록된 범죄자(피의자) 유전자와 대조해 전과자, 이전 범죄 내역등 대조, 신원을 특정한다

유전자의 경우 기존 등록되어 있는 유전자 신원으로 신원을 특정한다

만약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데이터베이스에 따로 분류되어 나중에 추가 발생하는 범죄 현장 유전자와 재대조하며 일치자가 나올 때까지 검색하게 된다

여하튼, 이렇게 범인(피의자)을 찾는 과정에 추가로 담당 형사, 수사관의 수사과정을 종합해 범인(피의자)을 검거하게 된다


과학수사관은 현장에서 10~20분 감식하고 떠나지만

그 뒤 숨겨진 감정, 분석기간, 수사과정에 따라

한 사건당 수사기간은 천차만별로 늘어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 내 물품 절도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방심하지 않고 차량 문을 잘 잠그고 다니는 게 최고의 방법이고

피해가 발생해도 최대한 빠른 시일에 경찰에 신고, 감식 요청하는 게 최선이라 말해주고 싶다


<추가 Tip!>
1. 눈, 비를 맞은 차량도 지문, 유전자 감식이 가능할까?
둘 다 가능하다
과학수사 기법 중 눈, 비에 젖은 표면에 대해 지문을 채취하는 기법이 있다
시약과 기법이 번거로워 잘 사용하지 않는 분과
채취 효과가 마른 표면에서 지문 채취하는 방법보다 어려워서 그렇지, 가능하다
또한 유전자의 경우 대부분 차체 표면에 묻은 땀, 각질을 멸균면봉으로 채취하기 때문에 젖든 마르든 채취엔 어려움이 없다
다만 지문, 유전자 모두 채취 후 검출 확률이 떨어져 안된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있는 거 같다

2. 차량 색이 지문 감식에 영향을 받을까?
아니다
지문 감식 시 현출 되는 지문 색은 채취하는 과학수사관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바탕이 검은색일 때 검정분말을 쓰고 흰 조명으로 난반사 표면을 만들어 지문을 채취하시는... 몇몇 분들이 있지만
대부분 분말을 검은색, 흰색, 회색, 형광녹색, 형광분홍색 등 다양한 색을 선택해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차량의 코팅 정도 여부에 따라 지문이 두껍게 남을 때도, 얇게 남아 지워질 때도 있다

3. 차량 감식이 끝나면 피해자는 차를 사용해도 되는가?
가능하다
감식은 대부분 일회성이기에 감식이 끝나고 바로 사용해도 된다
다만, 차체에 지문감식을 시행했다면 물티슈, 세정제, 걸레등으로 표면을 여러 번 닦은 후 사용하길 권장한다
과학수사관들이 장갑, 마스크, 고글등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이유는 우리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방지하는 이유도 있지만,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
일부러 몸에 좋지 않은 약품을 맨손으로 만지고 차량 내부와 자신의 얼굴, 옷들을 만질 필요는 없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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