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사람의 분변, 소변 채취부터 분석
다들 경악하겠지만
과학수사 요원이라면 한 번쯤 출동할 사건 중 하나인 '오물투척' 부류 사건들의 감식 과정을 설명해 보련다
'누가 그런 몰상식한 행동을 해', '요즘 같은 시기에?' 등등
다양한 반응들이 예상되지만
생각보다 많이 발생해 출동하는 지구대 일반 경찰관도 놀라지 않고 과학수사 요원을 요청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다면 왜? 자신의 분변을 주워 담는 고생을 하며 피해를 줄까?
이유는 꽤 다양했다
예상가능한 이유는 복통과 급한 신호로 인해 사람들의 눈과 CCTV를 피해 미지의 장소에 흔적을 남기는 사람과
그 외 다른 이유론 보복운전 또는 주차 시비로 인해 다른 사람 차량, 오토바이에 투척하는 사람
층간소음의 고통을 보복하겠단 마음으로 현관문과 창문에 투척하는 사람
그저 처리하기 귀찮아 창밖으로 던지는 사람
변을 보면 잡히지 않는다는 잡범들의 미신이 전해져 내려와 혹시나 하는 맘으로 실행하는 사람
각자의 사정이 모이고 모여 오물(분변) 투척의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들이다
그렇다면
오물(분변), 어떻게 과학수사 하는 걸까?
우선 과학수사 요원은 현장에 나가면 그저 "채취"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분석장비와 방법이 없으니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실험 시료가 될 증거물을 채취해 주는 수단으로써 현장감식을 진행해 준다
액체(소변)의 경우 멸균면봉이나 멸균거즈를 이용해 액체를 채취한다
고체(대변)의 경우 소장, 대장을 넘어 항문으로 나오는 배설물이기에 단단한 형태 표면엔 장의 상피세포와 항문의 상피세포가 묻어있다
또한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지만 약간의 출혈이 생겨 변 표면에 혈액이 섞여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형태가 유지되는 단단한 상태면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외표면과 각 끝부분에 대해 멸균면봉으로 유전자시료를 채취한다
만약 형태가 유지되지 않는 대변(대략 설사라고 하자)은
안타깝지만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분변 중 출혈 부위라던지 그나마 덩어리로 보이는 형태의 표면에 대해 멸균면봉으로 유전자 시료를 채취한다
사실 정확한 매뉴얼은 대변을 그대로 "얼린다"가 맞다
냉동실 또는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대변을 얼리면 외표면의 상피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학수사 사무실에 대변을 고이 싸들고 와 냉동실에 보관하고 정성 들여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긴 어려운 실정이며
드라이아이스를 구하긴 더 어려운 실정이니 현실적으로 고품질의 시료를 채취하긴 어렵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채취한 유전자 시료는 국과수에서 현재까지 입력된 Database(실종자, 관계자, 전과자 등)와 일치 값을 확인하며 신원을 특정한다
일치값이 없어 신원을 특정하지 못해도 담당 수사관이 용의자를 확인하면 그 사람의 유전자와 대조 가능하다
이 외 오물(분변)이 사람의 것인지, 다른 동물의 것인지 분석해 주는 경우도 있다
소변의 경우 육안으론 동물과 사람 것을 구분하기 힘들다
또한 대형견의 경우 대변이 사람의 대변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형태가 비슷하다
그렇다면 동물과 사람의 분변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걸까?
이 위에 설명한 유전자로 당연히 구분 가능하다, 추가로 성분분석으로도 가능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엔 아주 다양한 정보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 한국 내에서 채취 가능한 동식물의 유전자, 성분등 여러 정보를 Database화 해 분석해 놓은 정보도 있다
그렇게 저장된 정보와 채취한 정보를 비교해 동물과 사람의 것을 비교해 준다
간단하게 설명해 주면, 주인모를 대변의 성분분석만으로도 개의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효소, 대장균, 변의 성분과
사람의 소화기관에서 나오는 효소, 대장균, 변의 성분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 생각하면 된다
소변도 이와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실이 너무 급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집, 공공장소 등 오해의 소지를 남길 수 있는 곳은 피해 처리하는 게
그 순간은 힘들더라도 나중을 생각하면 꽤 현명한 대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 토? 토사물도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토사물의 경우 음식물의 형태가 뒤섞인 고형물은 유전자 채취가 어렵다
심지어 강산의 위염에 소화효소, 위액들을 생각하면 유전자가 살아나기 힘들다는 걸 이해하기 쉬울 거다
하지만 토를 하기 위해선 몸속으로 들어간 음식물(토사물이 될 존재)이 위장->식도->구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결국 마지막은 구강 효소(타액)가 남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토사물 더미에서 채취하는 것보다 근처 소량의 체액 흔적(타액 추정)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부탁하는 게 더 효과적인 시료 채취가 될 수 있다
추가로 구토물 근처 휴지, 물티슈, 손수건 등의 물질들이 있다면 함께 수거해 유전자 감정 의뢰를 보내는 것도 효과적인 유전자 감식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