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그 이후] 같은 끝

삶은 모두 달랐지만, 죽음은 같다

by 흔적기록가


같은 현장을 보아도 남는 것은 모두 다르다

나는 그 다름을 기억하려 한다




당신은 삶이 '평등하다' 생각하는가?

아니면 '불평등하다'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불평등하다' 생각할 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여받는 시대, 국가, 언어, 인종, 성별, 부모, 형제, 장애의 유무부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의지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성격, 말투, 외무, 태도, 직업 등

한 사람의 삶의 여정을 전반적으로 볼 때

'평등'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다가올 수 있다


삶의 시작, 여정은 그렇다 치자

이런 삶에서 끝을 찍는 '죽음'은 어떨까?

이 또한 '불평등'할까? 과연 '불평등'하다 생각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명의 시작은 그 누구의 선택도 받아들여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생명의 끝은 선택의 결과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선택의 결과가 항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죽음'을 원하든 원치 안 든 결과 값이 같지 않다는 거

그러기에 난 '죽음'만큼은, '평등'하다 생각한다


죽음과 멀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통령, 의사, 변호사, 검사, 사업가, 연예인 그리고 그 가족

저들은 어려움 없이 죽음과 멀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의사도 감기에 걸리듯, 변호사도 사기를 당하듯, 사업가도 망하듯

'죽음'도 그 주변을 맴돌고 여지없이 평등하게 힘을 쓴다

실제로 의사가 자녀의 감기를 진단하고 손수 약을 먹이고 같이 잠을 자도 그 자녀는 다음날 눈을 뜨지 못해 출동한 사건도 있으며

치과의사지만 당뇨에 걸려 모든 이가 뽑혀 체면이 서지 않아 죽음을 선택한 사람도 있었다


반대로 죽음과 가까운 사람은 따로 있다 생각하는가?

성격이 모나서, 알코올의존증이라서, 노숙자라서 손가락질받는 사람 중

술의 힘을 빌려 용기를 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안타깝게도

수십 번 목에 줄을 묶고 매달려도 하늘도 무심하게, 그 시도를 '비웃듯' 항상 실패한다

끈이 끊어지든, 기둥이나 천장이 무너지든 남들 다하는 '자살'이란 방법이 자신만 비껴가듯 그렇게 하루 일과처럼 보내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추락의 경우도 2층 난간에서 떨어져도 죽는 사람이 있는 반면,

15층에서 떨어져도 다리 골절 부상, 피부 조금 까진 상처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삶에선 중요한 요건을 갖춘 사람이든, 아니든

그 끝, '죽음'을 선택하면 다 부질없단 걸

선하고 악함에 따라 부여되는 '죽음'이 아니란 걸

심지어 선택한다고 모두가 '죽음'에 다다를 수 없다는 걸

각자에게 할당된 '죽음'이란 시간이 주어져야 받을 수 있단 걸


.


다른 이의 삶과 죽음을 가까이서 보며 나는 생각한다


살아가는 조건은 모두 다르지만

마지막 순간만큼은 누구에게나 같다


죽음이 필연적이라면

온 힘을 쏟아 삶을 살아보자

그래야 그 끝에 후회가 덜 남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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