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법칙, 시간상 중첩의 법칙
과학수사엔 여러 기본 법칙들이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건
에드몽 로카르의 교환법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현재 우리 사무실에도 붙어있는 명패며
과학수사 기본 서적에도 소개되는 말이다
말 그대로 접촉의 흔적을 따라 범죄 행위를 역순으로 따라간다
지문은 손가락 끝 묻어있는 먼지, 땀, 물기, 이물질 등 여러 물질들이 접촉되는 표면에 전이되어 남는 흔적
족적은 신발을 신고 다니던 표면에서 묻은 흔적을 다른 표면에 전이시켜 남긴 흔적
미세증거(유리, 토양, 페인트 칩 등)도 서로 다른 표면에 만날 때 더 잘 전이되는 물질이 다른 물질에 전이되어 남는 흔적
...
모든 행위는 접촉이 있다면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간상 순서를 따른다
이게 시간상 중첩의 원리다
간단하다
가장 위, 마지막에 올려진 흔적이
가장 마지막에 남는 거다
예를 들어
피해자와 피의자가 다투고 피해자를 살해한 현장에서
피해자 주변은 깨끗한데
피해자 몸 아래 피의자가 마저 치우지 못한 흔적들이 남을 수 있다 (물론 피해자에게서도 흔적이 많이 남을 거다)
또 범구가 칼이라면 피의자의 지문과 유전자가 남았을 거다
그 위를 피해자의 혈흔이 가린대도
육안으로 관찰 가능할 정도의 지문의 융선이 나타날 때도 있고 과학적 분석으로 피의자의 흔적을 찾아낼 수도 있다
생각보다 시간상 중첩 원리는 간단해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그 쉬운 게 기본 원칙인 이유는 필수적 요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물며 핸드폰 액정에 지문 인식으로 잠금 풀기 위해 손가락 터치 해도 이전 지문에 덧대어진다
생각보다 상식선에서 이루어지는 행동들이다
가끔 범죄 흔적을 지우고자
현장에 밀가루, 물과 같은 이물질을 뿌리고 가는 경우도 있다
- 위 두 법칙을 지우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안타깝지만 과학수사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꽤? 과학적인 분야다
덕분에 그런 흔적은 가볍게 덜어낼 수 있고
심지어 두 법칙을 기준으로 그 흔적들에서 도움을 받을 정보를 얻을 때도 많다
전문적이지 않다 생각되는 과학수사 요원들도
나름의 수사 경험과 상식들로 과학수사를 일궈가려 노력했기에
지금까지의 발전이 있지 않았을까
(사실 조금 아쉬운 점이 많지만 다 내 맘 같진 않으니 각자의 장점을 인정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