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무안에 전하는 JAL123편 사고 수습 기록

일본항공기 유해 수습 ―123편, 사고 처리의 진상

by 구분

제주항공 7C 2216편 사고를 수습중인 국토부, 경찰, 의료 관계자들이 봤으면 하는 책이 있습니다.

‘일본항공기 유해 수습 ―123편, 사고 처리의 진상’입니다.

51eOjqATb7L.jpg 표지

https://www.amazon.co.jp/%E6%B2%B3%E6%9D%91%E4%B8%80%E7%94%B7-ebook/dp/B00F383I8U


일본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구입해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책이지만, 요즘은 chatGPT가 있으니 접근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40년 전의 일이니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을까요. 그런 점도 있겠지만, 사고수습 본부장이 직접 쓴 내용이라 가치가 있습니다. JAL123편 사고는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준 대형 사고입니다. 수습을 지체한 경찰과 자위대에 대한 비판도 컸고, 음모론도 많이 퍼졌습니다. 세월이 흘러 관심이 떨어지니 음모론만 남게 되고 사건의 실체는 잊혀집니다. 그래서 책임자가 직접 책을 두 권 쓰게 됩니다.

“사실은 하나뿐이다. 그것을 의도적으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 현장 도착까지 십여 시간이 걸렸다는 비판은 달게 받겠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에서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모든 구조 기관이 부족한 상황이었으며, 그 부족한 힘을 어떻게 보완할지가 남은 과제였다. 이 책을 집필한 이유는, 극한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한 사람으로서 정확한 사실을 기록해 남기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520명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작가 서문.

한 권에서는 수색 작업을, 다른 한 권은 유해 수습을 다루었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내용이 유해 수습 과정입니다. 대형 사고의 유해 수습. 알고는 있어도 차마 말하기 힘든 내용입니다. 그 내용을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시신 수색을 일단락한 11월 4일까지 83일 동안 실시한 부검은 265구이며,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완전체 합계 492
(오장육부가 완전히 갖추어진 경우 외에 상하악부 등 머리의 일부가 남아 있는 시체 또는 시체의 일부)
결함이 없고 오장육부가 모두 갖추어진 것...177
결손이 있었으나 다른 부위와 합체하여 일단 오체(五體)를 갖춘 것... 15
결손이 있는 것에 다른 부위를 합체했지만, 오체가 맞지 않는 것... 74
결손이 있고 합체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226a

분리된 유체 총 1573개
(머리, 얼굴 또는 하악부의 일부가 모두 절단된 시체 또는 시체의 일부)
부위를 식별할 수 있는 것...680
부위 불명확한 뼈, 유해 조각...893
( ※ 결손이 없다고 해도 대부분 심각한 손상을 입어 오체 만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크린샷 2025-01-01 오후 1.06.16.png

83일간 520명의 유해중 265구를 부검했습니다. 대규모 부검을 위해 12개 의대 법의학과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느린 진행이지만, 이런 사고의 경우 빠른 것이 옳은 것만은 아닙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부검을 위해 시신을 체육관에 임시 안치하고 보존할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시신의 부패를 막기 위해 드라이아이스가 대량으로 사용되었다.
* 관 하나당 2.5kg 단위 드라이아이스 3개 이상을 매일 보충했다.
* 드라이아이스 사용 총량: 275톤
* 총비용: 8,200만 엔

당시에는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합니다. 40년 지난 지금, 유해가 부패했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드라이아이스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1.환기:
* 드라이아이스가 기화된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바닥에 고인다.
* 산소 부족으로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환기가 필수적이다.
* 실제로 안치소에서는 추가로 환기 창을 설치하기도 했다.
2.변색과 수축:
* 냉동과 해동이 반복되면 피부가 검게 변색되거나 수축한다.
* 특히 어린이는 수분 함량이 높아 수축률이 높다.
* “우리 아이는 더 컸었다”고 주장하는 유족이 있었고, 이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3.해동 시간:
* 과도하게 냉동된 경우 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 자연 해동에 2~3일이 걸리기도 했다.

당시에는 부검이 끝난 후 유족에게 전달했나 봅니다. 시신 확인전 청결처리와 확인후 복원 조치를 하는데, 보고서를 보면 안타깝게도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시신 정리 재료의 개선
* 신문지나 중고 골판지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 유족이 시신을 개봉했을 때 신문지가 들어있던 경우 항의 사례가 있었다.
* '머리 부분의 복원 재료'로는 가소성이 높은 적절한 공예 재료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 담요 사용 문제: 초기에는 재난용 중고품을 사용했지만, 후반에는 새 제품으로 교체되었다. (단, JAL 로고가 보이지 않도록 안쪽으로 말아 넣었다.)
* 넓은 백색 천이나 면화 등 다용도 자재가 더 많이 준비되었어야 했다.

분리된 유해를 정리하기 위해, 신문지나 골판지가 쓰이기도 했고, JAL 로고가 들어있는 담요를 써서 유족의 항의를 받기도 한 것 같습니다. 당시 상황이 선하게 보입니다. 당황한 사고수습 담당자와 분노한 유족들. 저자는 유족의 항의와 원망을 경찰들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차분히 기술합니다.


무안 현장에서도 보도는 되지 않더라도, 유사한 일이 진행되고 있을 겁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조용히 일하고 계신 분들과 유해 앞에서 황망한 분들이 있을 겁니다. 온가족이 모두 희생되어 누구도 찾지 않는 유해도 있을 겁니다. 유족들의 입장도 각자 다르겠지요.

실제로 이 사고는 유감스럽게도 유족회가 일원화된 적이 없다. 유족의 감정을 단일화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번 사고 처리의 수렴 단계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별다른 의도가 없는 말과 행동도 유족의 마음을 아프게 자극할 수 있다. 유족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려다 오히려 논란을 일으킬까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검시, 부검, 유해 확인, 유품 전달, 위령제, 언론의 공세와 유언비어의 생성 과정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보고서처럼 건조한 문장입니다. 사고 수습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어려운 일을 하고 있음에도, 원망을 듣고 비판을 받고 있을 겁니다.

극심한 과로로 휘청거렸지만, 쓰러지기 직전까지 갔지만 어떻게든 버텨주었다.그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힘 덕분이었다. 직원들의 근무조건은 노동법규상 강한 제한이 있고, 이런 가혹한 조건을 장기간 지속시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경찰관이라 하더라도 무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에게 그 가혹한 조건을 강요하고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전보 발령했다. 그 현실은 유족을 비롯한 일반인들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남아있다.

지금 무안 현장은 40년 전 일본 군마현보다 낫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노고를 좀더 많은 분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글라이더가 된 767, 에어 캐나다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