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아빠
중 1 아들과 서점에 갔다. 국어 과목 성적표로 c를 받아왔다. 서점에 가서 좋아하는 책을 많이 사주면 방학 내내 읽겠지 라는 순진한 기대였다.
“책 얼른 5~6권 골라와”
“여기 볼 만한 책이 없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으름장을 놓는다.
“너 안 고르면 다음 정거장에 내려서 서점에서 또 고르게 한다. “
아이는 대꾸도 않고 나가버렸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아이.
말 걸지 말라는 내리깐 눈.
어디서 본 것 같다.
중, 고등학교 때의 나.
필요할 땐 도움을 요청하고
나의 영역을 침범할 땐 차갑게 대했던 나.
그러나 아빠는 늘 변함없이 나를 그 자리에서 받아주셨다. 변함없는 사랑을 무기로 약간 무시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빠, 저는 한 번이라도 따뜻하게 말을 걸어 드렸나요?
그때의 제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나에게 거리를 두며 총총 걸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에서 부모로서 나의 성적표를 가늠해 본다. C? F?
그리고 한 편으론 자식으로서의 못된 나를 떠올린다. 내가 조금만 더 따뜻한 인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배려하고 진심을 다해 사랑할 수 있다면. 그런 방법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후회가 뼛속 깊이 에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