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동면

by 김성대

뱀들아, 우리 집에 와서 자라.

조용히 겨울잠에 들어라.

우리 집은 춥다.

바닥이 춥다.


집에 독이 오르는 시간.

새벽 살얼음 위로 뱀이 지나간 자국처럼.

뱀의 실핏줄처럼.


발바닥이 조여들었다.

차가운 침묵이 배는 중이었다.

뱀 냄새 같은.


내가 뱀이었다.

그 집의 겨울 뱀이었다.

발바닥으로 바닥을 가리는.

맥박이 살얼음같이 갈라졌다.


겨울이 길어지고 있었다.

겨울잠을 오래 자서.

침묵이 길어지고 있었다.

천천히 서로의 목을 감는 것같이.


몸속에 녹지 않는 얼음이 있는 것 같았다.

목뼈 같은 묵주가 되어

내려가지 않고 얹혀 있는 침묵 같은.

고열에 시달리며 바닥을 기면서도.


먼저 녹은 건 눈물이었다.

녹을수록 차가워졌다.

얼어 있다 녹은 눈물이 맑을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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