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비밀
10:37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비밀.
비밀? 당신이라면 비밀을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개적인 장소에 쓰겠습니까? 라고 묻고 싶지만 사실 쓰는 건 나의 몫이니까 내가 알아서 쓰면 되겠지요.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입니다. 개봉을 꽤 오래 전에 했으니까 스포 주의같은 걸 붙이지 않고 말해도 괜찮겠죠? 학교에서 선생님이 틀어주셔서 친구들과 다 함께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영화에서 계륜미가 첫사랑미 넘치게 나와요. 그 유명한 피아노 배틀 장면이 있는 그 영화 맞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나중에 다시 보고 잠깐 주걸륜에 빠져서 노래 찾아 듣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클리셰 범벅이지만 유명한 이유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저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대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직도 못 가봤지만.
비밀이라. 저는 신뢰하는 사람에게는 비밀이 없는 편입니다. 솔직한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다고 남도 나에게 거짓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할 거라면 저에게 들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 걸리는 시간은 무지막지하지만, 깨지는 건 한순간이니까요. 사람마다 저마다의 비밀 하나씩은 갖고 살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의 전부를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건 아니지만, 비밀을 공유하면 좀 특별한 사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잖아요? 그렇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캐내서 듣고 싶진 않아요.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듣는 걸 좋아해요. 또한 영원히 혼자만 간직하고 싶은 비밀이 있다는 것도 존중합니다. 그것이 당신의 뜻이라면!
흐름상 저의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고 글을 맺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어떤 비밀을 알려드려야 하나. 아, 저는 사실 보기보다 무척 게으릅니다. 사람들은 저를 성실하고 착실한 사람으로 봐주고는 하는데 사실 그건 저의 선해 보이는 인상 탓입니다. 그래서 요즘 투두 리스트를 써서 매일 체크하며 살고 있어요. 이런 저에게 매일 프리라이팅 쓰기 역시 만만치 않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성취했을 때의 보람이 가져다주는 맛도 특별한 거겠죠? 아이고, 시간이 남았어요. 또 다른 비밀을 생각해볼게요. 아! 비슷한 맥락으로 저는 삶의 많은 것들을 정말 귀찮아합니다. 이미 적은 바 있듯이 밥 먹는 것도 귀찮아하고, 약속이 생기는 것도 마음 속으로 귀찮아할 때가 많아요. 물론 티를 내지는 않고, 막상 나가면 재밌게 놀고 옵니다. 물을 마신 뒤에 빈 물병을 제때 치우지 않기도 하고, 약을 먹은 뒤 빈 비닐 봉지를 제때 버리지 않기도 해요. 몰아서 치우는 편인데 이것도 고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휴, 아주 커다란 비밀은 아니면서도 비밀다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조금 고민을 했더니 운동을 갈 시간이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11:00 마침
(타이머 기록 10분 5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