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21 프리라이팅

12 섬

by 우주

10:06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섬.


섬? '엄마가 섬그늘에' 할 때 그 섬? 오늘 주제가 어렵다.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누구나 한번쯤은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인도에 가면 꼭 가져갈 세 가지를 묻는 질문도 있지 않은가. 물론, 거기서도 다른 사람을 선택지에 두는 사람도 있다. 아무튼, 나는 그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사방은 바다로 막혀서 외부와의 소통이 어렵고, 내부에서 온전히 혼자만 있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바람이 있었다. 집에 있는데도 집에 있고 싶을 때 주로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은 저마다의 섬이 꼭 필요하다. 그 무엇도 나를 해칠 수 없으며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정신없이 살다보면 섬이 없이도 살아지기는 한다. 그러나 내 경우엔 그럴 경우 꼭 회의감이나 번아웃같은 게 따라붙더라. 열심히 사는 것만큼이나 주기적인 휴식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아무리 소중한 사이라고 해도 나 자신이 100% 이해받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조차도 가끔 내가 이해 안 되는데 하물며 어떻게 남이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그러한 욕망이나 집착으로부터 몇 걸음 떨어져서 관망하는 자세로 쉬어갈 필요가 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사람의 섬에 초대받아 방문하는 일은 설렘이 반, 두려움이 반이다. 섬은 굉장히 사적인 공간인데 그곳에 초대를 받았다는 건 그 사람이 나를 신뢰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두려움도 함께 발생한다. 나를 믿고 초대해준 당신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쓰지 않는 나는 내 섬에 다른 사람들을 쉽게 초대하지 않는다. 아주 친밀한 사이의 우리끼리 검증된 관계만 오갈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쓰는 나는 쉽게 초대하고 초대받는다. 아무래도 내가 쓰는 글의 지향이 솔직함이기 때문인 것 같다. 글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내 방이 생긴 뒤로는 굳이 섬에 가서 잠시 살다가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없다. 방문을 닫으면 여기가 섬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름이고, 내 방에는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문을 닫고 있을 때는 거의 없지만 필요한 순간에 방문을 닫고 혼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게 어쩐지 위로가 된다. 꼭 에어컨 때문만이 아니라도 다 큰 딸과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 부모님을 위해 방문을 열어놓기도 한다. 내가 그러듯이 엄마, 아빠도 오며가며 슬쩍 들러서 괜히 말 한번 붙여보고 가시기 때문이다.


적다보니 10분을 채웠다. 오늘의 프리라이팅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10:33 마침.

(타이머 10:27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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