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실수
17:04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실수.
프리라이팅을 시작하자마자 실수를 했다. '오늘의 프리라이팅 시작.' 이라고 썼다가 고쳤다. 인간이 살면서 하는 실수는 무수히 많을 것이다. 방금 내가 한 것처럼 사소한 실수부터 엄청난 후회를 동반하는 커다란 실수까지 합치면 인간을 '실수의 동물'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요즘 잦은 실수는 자꾸 낮잠에 들어 하루 일과를 제대로 다 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말이 나온 김에 오늘 내가 한 실수를 생각해보겠다. 우선 오후 1시에 다음 주 필라테스 예약이 열리는데, 알람을 못 들어서 약 2시간이 지난 뒤 예약 어플을 켰다. 그랬더니 약속한 시간에 예약이 이미 마감되어 있었다. 다행히 금요일 오전은 아직 열려 있어서 잡았는데, 함께 하기로 약속한 동생이 예약에 성공했다면 분명 나 말고도 예약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나밖에 없는 게 이상했다. 카톡을 남겼더니 동생도 잊었단다. 요 몇 주는 함께 대기 타다가 예약을 무사히 잘했는데, 오늘은 둘 다 훌룡한 덤앤더머였다. 다음으로 내가 한 실수는 간단하고 건강한 아침을 먹은 뒤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깐 누울까 고민하다가 침대로 간 것이다. 자려고 한 적은 없었는데 눈을 감았다가 뜨니까 오후 3시가 넘어 있었다. 경악하며 일어나 늦은 점심을 챙겨 먹었다. 일단 여기까지가 오늘 오후 5시까지 내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이야기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는 말은 곧 실수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는 말과 같다. 나는 어제와 오늘도 실수했고, 아마 내일도 어떤 실수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그게 나를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나의 실수에 너그럽고 남의 실수에 역정을 낸다면 그건 인성의 문제가 되겠지만, 나는 실수를 통해 반성하고 개선할 점을 찾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내가 게으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투두 리스트를 적고, 체크하지 못한 목록이 많을 때는 다른 날에 짐을 나눠 들게 한다. 일주일이 끝나갈 때는 아예 다음 주부터의 계획을 다시 수정하기도 한다. 오늘도 그렇게 했다. 나는 오히려 남의 실수에 관대하고 나의 실수는 심하게 자책하는 편이었는데, 할 일을 나열하고 실행하며 보완하는 행위를 통해 나에게도 보다 관대해지게 된 것 같다. 만약 자신의 실수를 계획적으로 고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와 같은 방법을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서 계속 실수를 하면서도 나아가려고 하는 인간은 아름답다. 나는 인간이 아름다운 많은 이유들 중에 하나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조금 더 나아지려고 계속 노력하는 의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의지가 약해지는 순간도 존재하지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여러분도 마음껏 실수할 수 있기를 바란다.
17:24 마침.
(타이머 11:13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