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17.우연

250826 프리라이팅

by 우주

250826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우연.

12:33


프리라이팅 제목으로 '우연'이라는 글자를 입력하면서 생각한 건데, '우연'이라는 단어는 보기에도 예쁘고 발음하기에도 예쁘다. 'ㅇ'이 두 개나 있어서 동글동글하기도 하고 ㄴ받침으로 끝나서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줘서 그런가보다. 우연한 생각이다.


<우연과 상상>이라는 영화를 재밌게 봤다. 애인이 좋아하는 영화라고 해서 유플러스 모바일 티비로 봤는데 굉장히 잔잔하게 독특했다. 세 가지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영화를 봤던 때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세 이야기가 모두 기억이 난다. 이 영화는 스포일러 없이 그냥 봐야 재미있기 때문에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현대 일상을 배경으로 대화 중심의 장면이 이어지다가 반전을 맞는 게 재미있다는 얘기는 하겠다. 장면 전환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 또는 메인 인물의 표정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세 가지 에피소드 모두에서 우연과 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어제 마침 사촌 동생과 헬스를 끝내고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내 어린 시절 우연히~"를 불렀던 생각도 난다. 넬의 아직도, 성시경의 이윽고, 김종민의 우연히가 대한민국 어쩌고 3대장이라는 인터넷 게시글 얘기를 나눴다. 그랬는데 오늘 주제가 우연이라는 것도 참 우연이다.


어떤 우연은 특별하다. 우연히 맺은 인연이 몇십년 우정이 되기도, 평생을 약속하는 부부가 되기도 한다. 다른 우연은 저주같다. 나에게 해가 되는 것과 우연히 엮여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발목을 감싸오는 덫이 되기도 한다. 인연이 되거나 악연이 되거나 그건 시작하지 않으면 영원히 모를 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우연은 꽤나 매력적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우연한 기회들이 찾아온다. 그것들은 예측 불가능한 때에 상상하지 못한 모습을 하고 갑자기 나타난다. 내가 그것을 잡는 것은 내 선택의 문제이기 전에 그때의 내가 가진 역량이 그것을 품을 수 있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따라서 우연을 좋은 기회로 잡고 싶다면 평소에 사냥 기술을 연마해야한다. 그 형태는 하루에 몇 시간씩 몰두하는 것도 되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관련 공부를 하는 게 될 수도 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프리라이팅도 그러한 기술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브런치에 계속 올리는 게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요즘 고민이 되기에 목표 분량을 채우면 다른 곳에 올릴 수도 있겠다.


적다보니 오늘도 마칠 시간이 되었다. 다들 행복한 저녁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12:57 마침.

(타이머 10:53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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