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30 프리라이팅
20:47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여행.
현실의 여행이라면 얘기할 게 차고 넘치겠지만 뻔하기도 하고 지금은 그걸 쓰고 싶은 기분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볼까 한다. 나는 가끔씩 마음에 달린 창문을 열고 뛰쳐나가는 상상을 하곤 한다. 집 안을 자주 환기해주는 것처럼 마음도 가끔 환기를 시켜줘야 숨 쉬기 편안하다. 이걸 정신적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의 시작은 늘 설렌다. 익숙하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향하는 마음은 가볍다. 나는 여행을 갔을 때 평소보다 성격이 좀 대범해지는 편이다. 여행지에 가서 mbti 검사를 하면 원래 성격과 다른 성격 유형이 나온다고 한다. 글을 읽는 여러분도 생각이 난다면 나중에 여행을 가서 해보시기를 바란다.
여행의 끝은 항상 이 대사를 해줘야 한다. "역시 집이 최고야~" 여행은 결국 집이 있어야 가능하다. 집을 떠나서 새로운 곳을 다녀오는 게 여행이기 때문이다. 집이 없는 사람이 여행을 떠나는 건 여행이라기보다는 노숙이라는 개념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본다. 여행이라는 산뜻하고 활기찬 주제로 우울한 글을 쓰고 있으니 약간 웃기다. 아무튼 돌아올 곳이 있는 사람이 떠나는 게 여행이라고 하면, 내 마음 속에 돌아올 곳은 어디일까? 마음에 고향이 있다면 그건 어디일까. 마음은 애초에 집처럼 유형의 무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의 고향도 명확히 알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하다.
나는 여행을 떠날 때 짐을 전날 혹은 몇시간 전에 급하게 싸는 편이다. 하지만 마음의 여행은 짐을 쌀 필요가 없다. 원한다면 아무것도 없이 당장 떠날 수 있는 게 마음의 여행이다. 음악으로 두 귀를 틀어막을 수도 있고, 몸을 혹사시킨 뒤 잠을 청할 수도 있다. 귀여운 동물이 나오는 영상을 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주인공인 이야기에 몰입해서 마치 그 사람의 삶을 사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아무것도 없이 떠날 수 있다는 건 언제나 해당하지만, 당장 떠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기분과 상관 없이 일을 해야할 때는 참는 수밖에 없다. 억지로 참아야하는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해방감을 더욱 극대화한다. 그것도 짜릿하긴 하지만, 나는 평소에 억지로 참는 일을 잘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게 몸으로 나타나서 고생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적다보니 10분은 채웠지만 뭔가 맺고 싶어서 조금만 더 적겠다. 때로는 현실의 여행이 마음의 여행과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내 마음이 너무 가난한 상태인데 약속한 여행을 미루지 못해 반강제로 간 적이 있었는데, 좋지 않은 생각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몸의 여행처럼 마음의 여행도 많이 신경을 써 주면 좋을 것 같다. 이상으로 오늘의 프리라이팅을 마친다. 행복한 토요일 밤 되세요.
21:12 마침.
(타이머 12:25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