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31 프리라이팅
15:21 프리라이팅 시작. 오늘의 주제는 유리.
유리로 만들어진 컵은 깨지기 쉽지만 플라스틱 컵보다 아름답다. 나는 유리컵에 차가운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화려한 무늬가 들어간 유리잔에 투게더같은 아이스크림을 예쁘게 담아서 먹기도 했다. 이미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을 예쁜 유리잔에 옮겨 닮아 먹는 것밖에 없는데도 그게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친구가 생일 선물로 준 춘식이 유리컵은 동생들의 다툼에 휘말려 짝을 하나 잃었다. 그게 벌써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유리컵이 깨지면 하나의 유용한 물건을 더 이상 쓸 수 없어서 슬픈 것도 있지만 그것에 담긴 추억도 함께 깨지는 기분이 들어 더 슬픈 것 같다. 그리고 유리는 깨지면서 여기 저기 파편이 튀기 때문에 그것이 깨진 자리를 눈여겨보며 뒷정리를 잘해야 한다. 미처 보지 못한 유리 조각을 행여나 누가 밟기라도 하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반 쓰레기에 버릴 때도 깨진 유리 조각들을 모아 신문지에 잘 감싸서 테이프로 말아 버린다. 분리수거를 하는 사람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오래 이동해야 할 때면 유리창 밖을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버스가 신호 대기 중일 때 가끔 창문에 머리를 기대기도 한다. 서늘한 촉감이 재미있다.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는 차 창문에 김이 서렸을 때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며 놀기도 했다. 김이 서리지 않으면 입김을 불어 간이 도화지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 제일 기본적으로 하트를 그리고, 글씨를 쓰기도 했다. 때로 이전에 놀았던 흔적이 남아서 다음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살짝 보일 때도 있었다. 나중에 성인이 되고 나서 알바를 할 때 출입문을 종종 유리 세정제로 닦을 때가 되니까 그때 생각이 났다. 그래서인지 손자국이 묻어 있는 문을 닦을 때 괜히 이 문과 인사를 주고받은 이름 모를 사람들의 하루가 안녕하기를 바라게 된다.
나는 핸드폰을 정말 잘 떨어트린다. 손에 들고 있을 때, 옆구리에 끼고 있을 때 부주의해서 떨어트린다. 그런데 뒷면으로 떨어지면 카메라를 보호하려고 붙인 강화 유리가 참 잘 깨진다. 그럴 거면 왜 이름을 강화 유리라고 하면서 파는지 모르겠다. 가격도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 그래서 이번엔 주변 사람의 조언을 듣고 개별 카메라 렌즈를 보호할 수 있는 강화 유리로 구매해보았다. 사실 지금도 지난번에 떨어트려서 금이 가 있는데, 한번 더 떨어트리면 교체해주려고 버티는 중이다. 그에 비하면 앞면의 강화유리는 참 잘 버티는 중이다. 핸드폰 케이스가 일을 잘하는 모양이다.
뮤즈의 노래를 틀어두고 마지막 문단을 적었는데, 뮤즈의 음악도 유리 조각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마친다.
15:39 마침.
(10:26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