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사는 방법은 다양하다. 욕심이 있거나 꿈이 큰 사람은 일단 큰 것 한방을 늘 가슴에 품고 산다. 그리하여 제대로 일이 풀릴 경우 큰 성공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반면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실속 없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돈을 여러 곳에서 꾸어 일을 벌이고도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경우 빚만 늘고 생활이 쪼달리며 한마디로 뜬 구름 잡는 인생이 되어 버린다. 그렇다고 남 밑에 있긴 싫어 계속 일을 벌이지만 실속은 없다.
이에 반해 잘지만 실속 위주로 사는 사람은 불확실한 큰 것 한방보단 확실한 작은 것을 주머니에 넣으려 하기에 어찌 보면 쩨쩨해 보일 순 있어도 남에게 돈을 꾸는 일은 없고 야물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이 두 가지 유형이 전자는 사업가나 정치가 스타일이고 후자는 월급쟁이나 구멍가게 주인 스타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대학교수나 월급 받는 의사는 둘 중 어디에 해당되는가? 엄밀히 말하면 후자 쪽일지 모르지만 그 중간쯤이 아닐까? 과거 한보 정태수 회장의 경우 세무공무원 시절 종로의 유명한 점술가 백운학을 찾아갔다. 백운학은 그를 보자마자 "당신은 사업을 하면 크게 성공할 사람이야"라고 했다. 그 후 시간이 지나 또 찾아갔는데 백운학이 "사업 시작했소?"라고 물었고 정태수가 "아직요"라고 하자 "뭐라고? 빨리 시작하시오"라고 했다고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스타일이 어느 정도는 정해지는 것 같다. 크게 봐서 '남 밑에 있을 사람'과 '자기 일을 하며 살 사람'. 그런데 구멍가게 주인도 후자에 해당되니 남 밑에 있지 않은 경우도 천차만별이긴 하다. 내가 중학교 때 과외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과외 선생은 대학 졸업 후 다른 친구들과 달리 취업 대신 개인사업으로 줄곳 과외를 하며 오히려 실속 있게 살기도 하였다. 세금도 내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면서 수입도 어느 정도 보장되는 생활이었다. 스타일이 남 밑에 있기 싫어하는 사람은 개인사업을 하는 게 본인에게 맞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남 밑에서 일을 하며 급여를 받는 사람보다 낫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러한 이유로 '굵고 짧은' 삶과 '가늘고 긴' 삶을 비교할 때 딱히 어느 편이 나은 건지는 누구도 모르며 이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이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 제일 좋은 건 '굵고 긴'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데 그러한 걸 지향하다 스스로 명을 단축시킨 정치인도 있었다. 제일 나쁜 경우가 '가늘고 짧은' 삶. 열심히 공부하여 9급 공무원이 되었다가 안 좋은 일로 잘리는 경우. 여성들의 경우 굵고 짧기보다 가늘고 긴 스타일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특히 남편이 안정적인 일을 마다하고 사업을 벌이다 실패했을 경우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빚이 쌓이고 수입이 끊기는데 자식 학교 보내고 생활 감당하려면 지옥이 따로 없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크게 벌여 성공한 정주영 이병철 최종현 같은 사업가가 있었고 그 사람들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큰 걱정 없이 평생 월급 받으며 생활해 온 사람들도 많았다. 앞으로 대한민국 산업 및 경제의 구조를 보면 우리 자녀들은 자신들이 아이디어를 내어 규모에 관계없이 개인사업을 하며 살게 될 경우가 우리 때보단 많을 것이란 말이 있다. 지금까지 벤처란 말을 무수히 듣곤 했지만 벤처로 성공했단 말은 그다지 들어보지 못했다. 그러한 현실이 계속 지속되진 않길 바란다.
안타까운 일중 하나가 젊은 사람들이 큰 꿈을 미리 접고 9급 공무원이나 하며 살려고 하는 일. 사업실패, 구조조정을 피해 가늘고 길게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로 볼 땐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런 길 대신 나름 괜찮은 대안들이 많아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