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등생과 열등생

by 최봉기

학교에서 '우등생'이 사회에서는 '열등생'이란 말이 있고 학교에서 '열등생'이 사회에서는 '우등생'이란 말도 있다. 가만히 그 의미를 따져보면 과장되고 왜곡된 측면이 분명 있다. 물론 학교 때 공부 잘했던 사람, 즉 우등생 중에서 사회에서의 성적, 즉 사회에서의 성공 정도나 직장에서의 지위 등이 낙제 수준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특별히 성격에 결함이 있는 경우 등이 아니라면 대개 학교에서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은 좋은 대학의 인기 학과에 진학하여 취업이나 고시 등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질 이유가 별로 없다. 게다가 학연까지 받쳐 주니 제반 조건상 성공에도 유리한 입장에 있다.


학교 때 공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성적이 등수 안에 들지 못했던 사람들 중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을 보면 고시 등 시험을 통한 경우는 아니지만 직장에 들어가거나 사업을 하며 자신의 강점을 나름 잘 살린 경우일 것이라 생각된다. 공부 아닌 강점이라면 융통성, 친화력, 신의, 배려심에다 교과서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임기응변, 배짱, 넉살 등이다. 사업의 경우 벌인 일이 경제상황의 악화 혹은 이해관계자들과의 마찰 등 별문제 없이 성공의 길을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럼 원점으로 돌아와 학교와 사회의 우등생 및 열등생에 대해 생각해보자. 학교에서 우등생이란 공부를 잘하는 경우인데 이들이 왜 사회에서는 열등생이 되는 걸까?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인데 공부는 잘했지만 공부를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이다. 예를 들어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며 친화력, 배려심이 부족할 경우 주변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의 사이가 좋지 않고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직장생활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고 남들보다 빨리 퇴직해서 다른 일을 찾다 결국 한 직장에 오래 근무한 사람들보다 끝이 좋지 못한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사회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학교에서 사회적응력을 따로 가르쳐 주진 않기에 결국 우등생이 열등생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학창 시절 때엔 모든 삶의 해답을 학교와 교과서에서 찾게 된다. 하지만 넓게 볼 때 학교와 교과서만이 삶의 답을 주진 않는다. 어떨 때는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또 어떨 때는 거리에서 걸어 다니는 행인들의 대화를 통해 삶의 중요한 답을 찾을 수도 있다. 현대 그륩의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다. 모르긴 해도 그는 학교 아닌 곳에서 자신 삶의 해답을 나름 찾은 인생의 독학생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에게는 세상의 모든 곳이 학교였고 교과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 우등생이 되지만 열등생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학교에서의 열등생이 반대로 사회에서 우등생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은 학교만이 배움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때 운동부 주장을 했을 경우 리더십 부문에 가점을 준다. 교실에 앉아 시험 보는 것보다 더욱 의미 있는 배움인 팀워크 체험학습이 운동경기를 통해 얻어지기에 그런 것이라 생각된다. 참된 배움을 통해 학교의 열등생이 사회의 우등생은 될지언정 학교의 우등생이 사회의 열등생은 되지 않길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말을 위한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