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서 처음부터 계획을 하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일을 시작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라지는 경우도 있고 별 기대도 하지 않았던 일이 의외의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스포츠에서 그런 일이 발생할 때 보는 이들은 그 결과를 지켜보며 경탄한다.
83년도에 멕시코에서 거행된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남한과 북한은 서로 경쟁을 벌였다. 당시 남한은 예선리그 성적이 부진해 출전권을 놓친 반면 북한은 출전권을 획득하였다. 하지만 경기장 폭행사건으로 북한의 출전권이 박탈됨에 따라 남한이 대신 출전하게 되었다. 따라서 애초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은 축구 역사상 최초로 세계 4강까지 올라간다. 첫 경기는 잘 싸우고도 스코틀랜드에 2:1로 패했지만 우루과이, 멕시코 등 세계적인 강호를 연일 물리쳤는데 경기를 TV로 지켜보던 국민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냈고 현지 방송은 붉은 유니폼을 입고 달리던 태극전사를 '붉은 악마'라 불렀다.
한국에 프로야구가 시작되던 1982년 MBC, OB, 삼미, 삼성, 롯데, 해태 6개 팀 체제였을 때 첫 경기에서 MBC와 삼성이 맞붙었다. 그 이유는 프로야구의 흥행상 두 팀은 스타플레이어가 제일 많았던 우승 후보팀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외로 꼴찌 후보였던 OB가 최고 강팀으로 부상하였다. 당시 OB는 은퇴를 앞둔 고령 선수들이 많았고 그 외엔 이름이 없던 신인들 중심이었다. 미국에서 돌아온 박철순도 처음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가 한국에 오니 공이나 마운드 등 제반 여건이 미국과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끝나자 최강팀으로 부상하여 급기야 박철순이 22연승의 신기록을 세웠다. 박철순이 나오는 경기는 지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역전승을 거뒀다고 한다.
얼마 전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 '1984 최동원'에서는 84년도 한국시리즈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당시 최강자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붙기만 하면 이겼던 약팀 롯데를 한국시리즈 상대로 택하기 위해 일부러 시즌 막바지에 저주기 시합까지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시 삼성의 전체 사령탑이 하나로 롯데를 우승하기 위한 먹잇감이라 생각했지만 한 명만이 반대의 의견을 내어 놓았다. 과거 롯데 감독을 맡았던 박영길이었다. 그 이유는 롯데에는 최동원이란 국보급 투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동원은 정규시즌과 달리 큰 경기에 유독 강한 스타 기질이 있었고 다른 투수와 달리 연투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단기전 승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뚜껑을 열자 최동원은 혼자 4승을 거두며 결국 롯데에 우승을 가져다주었다.
세상은 예상한 대로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기에 살만한 가치가 더 있는지 모른다. 위의 세 가지 경우 말고도 복싱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경우가 있다. 1974년 알리와 포먼의 시합 그리고 1982년 황준석과 황충재의 시합이다. 보는 이의 흥미 유발을 위해서도 앞으로 이런 이변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