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상

by 최봉기

우리는 늘 눈에 보이는 걸 보고 다양한 반응을 한다. 누가 근사한 옷을 입고 있으면 대개 두 가지의 반응이 나온다. 하나는 "멋있는데"이고 또 하나는 "멋을 되게 부리네"이다. 눈앞에서야 비꼬우는 얘길 대놓고 하진 않겠지만 상대방이 주목을 받을수록 못마땅해하는 심리가 있다. 이런 시기심이 대부분의 사람의 마음에 잠재해 있다.


배운 사람은 좀 다를지 모르지만 어떤 경우는 더 심할 수도 있다. 자기가 학력을 말하면 어디 가도 남들이 "와!"하고 알아주는데 갑자기 자기 정도 혹은 자기보다 학력이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혹 흠집낼 것 없을까? 하고 요리조리 바빠지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버트란트 레셀의 명저 '행복의 정복'의 '시기심'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러한 심리가 작용할수록 마음의 평화는 깨어진다.


눈이 좋으면 있는 거라도 잘 보고 없는 거라도 좋게 만들어서라도 볼 수 있어야 하건만 사실은 그 반대로 눈에 보이는 것까지 나쁘게 각색하려는데 너무 익숙해 있진 않은지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교생실습을 나오신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이 생각난다. "누가 나더러 키 작다고 말할 경우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비슷해 보인다"라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예로부터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좁은 땅덩어리라 살기도 힘들었고 함께 잘 살긴 어려웠기에 남의 것을 빼앗기라도 해야 자기가 살 수 있다는 심리가 잠재해 있다 할 것이다. 실제로 1668년에 나온 '하멜표류기'에 의하면 "조선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하고 도둑질을 잘한다"라고 나온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대륙은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누가 뭘 하는지 잘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관심 자체가 적다. 그야말로 대륙이란 곳은 섬이나 반도와는 다른 웅혼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쉽게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할 일을 하며 산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원이 풍부하여 노력하면 어느 정도의 대가를 받고 살기에 작은 일에 핏대를 올리며 목숨 걸 일이 적을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은 과거에 좁은 땅에서 아웅다웅 먹고 사느라 별 여유가 없었고 가뜩이나 전쟁을 비롯한 각종 변란이 생길 경우 생존이 위협받는 일도 많았다. 따라서 삶 속에서 일관적인 태도를 견지하기보다 살기 위해 그때그때 달리 처신하는 기회주의적인 속성도 생겼을 듯싶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약 지구가 며칠 후 멸망하게 된다고 가정해 보자. 아니면 자신이 살 수 있는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고 해보자. 그럴 경우라면 가진 재산, 지식, 명예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맑은 대낮에 왠 방정맞은 얘기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 번쯤은 이런 생각도 필요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이고 현재 소유한 모든 것은 우리가 잠시 소유할 뿐 가져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올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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