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뭐가 먼저이며 더 중요한지에 대해 대화를 해 본다면 육체파, 정신파간에 치열한 설전이 펼쳐질 것 같다. 육체파는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을 유지하며 잘 먹고 즐기며 살면 되지 골 아프게 웬 정신이니 철학이니 하냐고 할 것이고 정신파는 "배부른 돼지보다 차라리 불평 많은 소크라테스가 돼라" 고 할 것이다. 육체와 정신의 문제는 살기 위해 먹는지 먹기 위해 사는지라는 문제와 일맥상통할지 모른다. 육체와 정신을 비교할 때 우선 육체는 눈에 보이지만 정신은 보이지 않으며 육체는 밥도 먹고 잠도 자야 한다. 인간이 죽을 때 육체는 썩고 사라지지만 정신(혼령)은 육체를 이탈한다고 한다. "건전한 정신에 건전한 육체가 깃든다."는 말이 있는데 정신이 건전하지 못할 경우 육체도 계속 온전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인간은 창조된 속성이 육체와 정신의 결합체인데 짐승과는 달리 정신 곧 영혼이 있기에 짐승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고차원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하나의 예로 짐승은 배고플 때 다른 짐승의 생명을 해치고서 배를 채우면서도 조금도 미안함 없이 본능적인 생활을 한다. 반면 인간은 이성이 있어 상황별로 합리적 판단을 할 뿐 아니라 양심이란 게 있어 잘못을 저지를 경우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또한 남은 속일지라도 자신은 속일 수 없는 것이다.
가치란 측면에서 인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 수억 이상 된다고 한다. 인간 장기의 가치만 합산한 금전적 가치가 그러하다. 인간의 장기는 현재 거래도 된다. 소나 돼지나 닭도 최소한 음식 재료가 되기에 거래되며 돈으로 환산된다. 하지만 장기와 무관한 인간의 정신을 얼마라고 왈가불가하는 것은 들은 적이 없다. 그 이유가 정신은 거래될 수 없는 것이기에 그러하기도 하다. 정신은 장기의 집합체 육체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을 수도 있다. 부모가 사망할 때 물려준 재산 특히 부동산은 그 액수가 시가에 따라 매년 조금씩 변동만 한다. 하지만 부모가 비록 가진 재산이 없이 빚만 남기고 떠날 경우라도 좋은 두뇌나 재능을 물려줬다면 자녀는 특정 분야에서 크게 두각을 보일 수도 있고 미래에 큰 부를 창출할 수도 있다. 또한 현금과 부동산 등 유형재산은 잘못하면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재해로 손상될 수 있지만 정신적인 유산은 그럴 우려 없이 살아있는 한 영속적이다.
이렇듯 인간들은 눈에 보이고 돈으로 환산되는 것들에는 민감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매우 둔감하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육체와 정신중 무엇이 우선인지 생각해 본다면 육체가 아닌 육체를 움직이는 정신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육체를 우선한다면 당장 혼자 잘 먹고 잘 입고 지내기만 하면 된다고 할지 모른다. 다시 말해 양심도 없이 자기만 배가 터지게 먹고 마시고 쾌락을 취할 뿐 남들이 굶어 죽는 것 따위는 자신과 무관하다 할 것이다. 세상이 갈수록 물질화되고 이기적으로 되어감에 따라 육체를 근본적으로 움직이는 정신의 가치도 뇌라는 장기의 거래가치로 인식하게 되진 않을까 왠지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