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남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혼자서 자기 일만 충실히 하면 되는 직업이 있다. 대학교수, 과학자, 엔지니어, 제단사 등.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직업은 누군가와 함께 부대끼도록 되어있다. 정치인, 행정가, 회사원, 군인, 운동선수 등. 이 경우 상대방 혹은 동료나 상사 혹은 부하가 원하는 것을 알고 이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일이 애초 생각한 대로 진행되지도 않고 갈등만 커진다.
조직 생활의 경우 아랫사람은 누구를 상사로 만나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능력이 있고 포용력도 있는 유능한 상사라면 그 자체가 행운이다. 자신이 특별히 상사의 비위를 맞춰주지 않아도 결과가 좋을 수 있다. 하지만 만일 상사가 까다로운 성격일 경우 그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열심히 일하고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은 쇼핑객의 마음을 우선 읽어야 한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걸 원하는지 아니면 고급스러운 걸 원하는지 등. 그리고 원하는 물건을 제시해야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만일 살 사람의 마음을 모르거나 중시하지 않고 자기가 팔고 싶은 물건만 권유할 경우 쇼핑객은 다른 가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야구경기에서도 투수는 타석에 서있는 타자와 공 하나하나를 놓고 싸움을 한다. 타자가 직구를 노리는지 변화구를 노리는지 알아채지 못하고 자기 기분대로 던지다 보면 타자의 노림수에 오히려 걸려든다. 국내 최고 투수였던 선동열은 강타자였던 롯데 자이언츠 김용철의 말에 의하면 직구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면 변화구가 들어오고 변화구 타이밍이라 생각하면 직구가 들어왔다고 한다. 다시 말해 선동렬은 구속이나 변화구가 국내 최고였지만 타자의 마음을 읽고 나름 투구를 했기에 방어율이 0점 대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남녀가 혼인을 할 경우에도 서로 바라는 바가 어느 정도는 맞아야 한다. 여자가 남자의 현재 급여나 수입 및 미래의 비전 등 현실적인 것을 중시하는데 남자는 지나치게 이상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이고 미학적일 경우 여자는 자신을 만족시켜줄 누군가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인간의 현실적인 삶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에서 출발한다. 보름 후면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다. 5년 전 당선된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며 통치자로서의 의지를 보였지만 일부는 몰라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그 이유가 국민들의 마음을 정확히 읽지 못했던 것 아닐까? 자신이야 그랬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쇼핑객에게 판매자가 원하는 물건만을 계속 권하다 보니 쇼핑객은 결국 다른 가게로 가게 된 꼴이 된 것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