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와 해외 체험

by 최봉기

해외 나갈 때 영어 구사력은 기본이면서 중요하다. 일본, 중국 사람은 영어를 잘 못하여 본국어가 아니면 의사소통에 간혹 제약이 있다. 유럽은 영어를 쓰면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지만 간혹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는 듯하다. 특히 프랑스와 이태리. 유럽에는 여행 온 미국인들도 많고 일본이나 중국도 그런 것 같다.


현지 사정을 잘 모를 경우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당한다. 내가 1991년 5월에 유럽을 갔을 때 파리에서 스위스의 제네바를 갈 때 유럽 국가 여행용 기차표 유러 트레일 웨이즈를 보름치로 끊었기에 별생각 없이 시간 맞는 열차를 타고 가는데 승무원이 벌금 50달러를 요구하였다. 테제베는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돈벌이도 하지 않던 학생 신분이라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또한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갈 때 짐의 무게가 초과되었다면서 벌금을 또 요구했다. 그때는 일부 짐을 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두 가지의 벌칙을 제시한 나라가 하필 프랑스였는데 규제가 엄격한 건지 텃세인지 모르지만 기분이 아주 더러웠는데 쓰리꾼들이 많아 파리 남부역에서 전화를 할 때 손가방 하나가 그냥 사라지기도 했다. 혹시 프랑스 가는 사람이 있으면 조심하란 말을 하고 싶고 프랑스에는 오래 머물지 않는 것도 상책이지만 우범지역은 피하는 등 특히 긴장할 것을 권한다. 공중전화를 이용할 때엔 배낭이나 짐은 메거나 손에 들고 벽이 아닌 반대편을 보면서 통화하는 게 신상에 좋을 듯하다.


대학 때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2년간 배웠는데 일본어 전공인 선배와 같은 방에서 생활하며 독해나 회화 관련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그 덕분에 일본어 학점은 4학기 중 한 번을 제외하고는 A+를 기록하였다. 가족들과 몇 년 전 일본의 오사카와 교토 여행을 가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 7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성들께 말을 붙여 보았는데 "일본어를 잘 못 알아듣지만 조금 말할 수는 있다"라고 일본어로 했더니 "니혼고가 우마이 데스"라 하였다. 일어를 잘한다는 말이었다. 오사카에서는 일본 TV에 과거 국내에서 방영된 MBC의 '옥중화'란 사극이 '옥녀'란 제목으로 방영되었다.


외국어를 잘하려면 학습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비위가 좋아야 하는데 원어민에게 길에서 부담 없이 말을 붙여 대화를 유도해야 실력이 늘 수 있다. 어떤 경우는 실전에서 버벅대며 배우기도 하고 상대방에게 좋은 표현을 배워 그걸 활용함으로써 자기 걸로 만들기도 한다. 처음엔 말이 목 끝까지 나오다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고 정확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런 과정을 넘어서면서 실력이 한 단계씩 도약하게 된다.


신혼여행을 말레이시아 클럽메드 채리팅 가서 배운 안녕과 고마워요에 해당하는 인사말이 "아빠까발"과 "뜨리마까슈". 캄보디아에서는 "쌉싸바이"와 "압군". 베트남에서는 "신짜오"와 "까먼". 모두 현지에 여행 가서 배운 것들이다.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에게 자기 나라말로 인사를 하면 약간 놀라면서도 반가워한다.


내가 유럽에 가서 배낭을 메고 역에서 뭘 물어볼 때 도와주려고 하는 본국인들이 많았는데 대한민국에 와서 두리번거리는 외국인을 보면 똑같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몇 년 전 일본 관광객들에게 덕수궁 앞 '수문장 교대식'을 구경시켜 준 적 있는데 좋아 날뛰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올라가다 보니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돈벌이, 여행 등 다양한 목적으로 입국하겠지만 내가 프랑스에서 당했던 걸 보면 외국인들에게는 각종 법이나 규제가 좀 더 관대했으면 싶고 되도록이면 코리아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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