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이란 말은 스포츠 용어인데 사전적 의미는 "동작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 또는 그 순간을 위하여 동작을 맞추는 것"이라고 나온다. 야구나 복싱에서 타이밍이 잘 맞을 때 홈런이나 KO가 나오게 된다. 얼핏 보기엔 어깨에 힘을 잔뜩 넣고 베트를 세게 휘두를 때 홈런이 나오고 그럴 때 KO펀치가 나올 것 같지만 정반대이다. 홈런은 힘을 뺀 부드럽고 무리 없는 스윙에서, KO도 그런 느낌에서, 베트 끝 혹은 주먹에 감각이 집중되며 나오는 것이다. 요컨대 제 암만 힘이 좋고 펀치가 센 선수라 하여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속된 말로 계속 헛빵만 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타이밍은 스포츠 외에도 남녀관계, 사업, 정치 등 다양한 인생사에 함께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부드럽고 유연한 태도가 경직된 일방적인 태도보다는 훨씬 좋은 타이밍을 만들 수 있다. 문인이나 예술가 혹은 작곡가도 머릿속에 뭔가 떠오를 때 타이밍을 맞춰 흐름을 좋게 이어간다면 대단한 작품이 하나 나올지도 모른다. 남녀 간 교제의 경우도 서로 타이밍이 맞지 못하면 계속 나사가 거꾸로 돌기만 한다. 어느 정도는 서로의 추구하는 바가 맞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감정적으로 부딪히고 서로 간에 마찰이 심해지며 파국으로 치닿을 수도 있다. 반대로 타이밍이 잘 맞을 경우 일이 순조롭게 잘 풀려 목적한 바를 이루는 것이다.
가톨릭에서 성직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입학한 사람들 중에서 꽤 많은 인원이 중도에 뜻을 접게 된다고 한다. 그리되는 첫째 이유는 공부를 잘 못하는 경우이다. 시험을 봐서 꼴찌가 되면 바로 쫓겨난다. 기타 이유 중에는 학교 안에서 싸울 경우 혹은 뜻밖에도 이성을 만나 독신의 삶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이다. 사제가 되려고 신학대학에 입학해 공부를 하다 중퇴한 사람 하나가 결국 철학교수가 되었는데 그는 "사제도 타이밍이 맞아야 된다"란 말을 했다.
국제정치에서도 2차 대전 이후 1949년 10월 중국에 공산정권이 세워진 다음 언제 다시 큰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장 속에서 20여 년이 훌쩍 지났다. 그 후 1971년 3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미, 중이 함께 출전하여 4월 중국이 미국 선수를 초청한 '핑퐁외교'로 인해 미, 중 양국 간 긴장이 크게 완화되었다. 급기야 미국 닉슨 대통령이 그해 6월 중국을 방문하는 상상도 못 할 일이 이루어졌다. 얽히고설킨 실타래가 탁구란 스포츠로 인해 뭔가 될 것 같다는 실낱같은 희망 속에서 타이밍이 맞더니 홈런과도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게 한 것이다.
대한민국에도 과거 독재라는 긴 터널 속에 갇혀 있다가 과거 '서울의 봄'이란 해빙기 무드 속에서 변화될 듯 보이던 민주화가 헛바퀴 돌며 삐걱거리더니 그 후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이 터져버렸다. 그것도 덮여 버릴 수도 있었던 한 대학생의 고문사가 국민적 공감을 형성하게 되었고 이제는 타이밍이 제대로 맞아 들어가더니 결국 '대통령 직선제'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스포츠에서 타이밍이 잘 맞아 들어갈 경우 경기의 흐름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우리 삶에서도 타이밍이 맞다는 느낌이 올 때엔 집중하여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과거 고교시절 어느 유명 학원강사가 수업시간에 했던 말이 기억난다. "수험생들이 밤늦게 공부를 하면서 공부가 잘 될 경우에는 비록 수면시간이 됐더라도 공부를 좀 더 하라"는 것이다. "공부가 잘 되는데 굳이 잠자리에 들 필요는 없다"라고 했다. 수면이 부족하여 다음날 조금 피곤하긴 하겠지만 공부의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나름 일리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