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삶이란 과연 뭘까?

by 최봉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최상의 목적은 행복"이라고 했다. 불행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자기 의지와 달리 삶이 불행의 연속인 경우도 있는 반면 좋은 환경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면서 주변에서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 이 두 경우는 극단적인 환경 차이를 고려한다면 전자를 실패, 후자를 성공이라 단정하기엔 일방적이며 잔인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렇지만 누구나 성공적인 삶을 원한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일까? 딱히 삶을 성공과 실패로 구분하는 기준이 있는지 모르지만 현실적으로는 '부'와 '사회적 지위'로 구분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것들을 하나씩 검토해본다.


첫째, 돈을 많이 번 경우이다. 이 경우엔 어찌 돈을 모았는가도 중요하지만 돈을 어찌 사용했는가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옛말에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도 있는데 만일 돈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벌어 자신의 배나 불리고 사치나 향락에 사용했다면 그러한 인생을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둘째, 판검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 혹은 대학교수나 고위공직자가 되어 안정적인 삶을 살 경우이다. 이런 직종은 대개 좋은 자질과 노력을 통해 소수의 사람만이 향유할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그 위치까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는 사리사욕만 채우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범법자가 되어 삶을 망치기도 하니 그러하다.


셋째, 크게 부자가 아니고 전문직이 아니라도 살면서 사회나 소속된 곳에서 보람차고 의욕적으로 일하며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삶을 사는 경우이다.


흔히들 성공한 삶의 모델로 사업가나 정치인 혹은 학자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중학교 시절 만난 은사 한 분을 성공한 삶의 모델로 제시하고 싶다. 당시 전교생들로부터 인기가 좋고 존경을 받던 국사 선생님이 한 분 계셨다. 1학년 때 선생님들을 전교생들 앞에서 소개하는데 그 선생님이 호명되자 3학년 선배들이 한 소리로 우뢰와 같던 함성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 그분은 당시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의욕도 강했고 수업도 무척 재미있게 진행하셨는데 고려시대 '서희의 담판'을 설명할 때에 서희가 거란 사신을 상대로 했던 담판의 내용을 "강동 6주는 원래 고구려 때부터 우리 땅이다. 그러니 너희들 좋은 말 할 때 물러나라. 우리 고려란 이름도 따지고 보면 고구려 약자다"라고 설명할 때 교실에서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수업 외에도 담임을 맡았던 반 친구들을 차별 없이 대해 주셨던 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소풍을 갔을 때 전체 반원이 한자리에 모여 박수를 치며 노래할 때 문제아 취급받던 꼴통 몇이 앞에 나와 춤을 추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 있는 집 애들, 없는 집 애들, 공부 잘하는 애들, 학교에 도시락만 가지고 들락날락하는 애들 모두를 가슴에 품고 차별하지 않았던 인간적인 멋과 정열을 가진 교사였는데 나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의 기억에 그는 가장 멋진 은사중 한 분으로 오래토록 남아 있다.


교사라는 직업인은 우선 자신이 맡은 과목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갖춰야 하는 것이 책임감과 공평함이다. 가정형편과 부모의 직업 및 학력 등으로 앞길이 창창한 청소년들을 편 가르고 차별하는 교사들도 꽤 많은 게 현실이다. 집이 못살고 부친이 사회에서 버젓한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이유로 자녀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는다면 어린 마음에 작은 상처가 되며 예민한 나이에 심한 경우 교사와 학교 자체를 불신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공평하게 제자를 대해 주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던 스승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대통령보다 더한 존경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성공 기준이 한정된 몇 가지 직업으로 국한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사법고시를 통과하여 판검사가 되거나 사업을 해서 많은 돈을 벌거나 국회의원이 되는 것 등을 성공이라 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교사는 박사학위도 있고 국회의원도 되는 프랑스의 교사들만큼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가르치는 일에서 큰 보람을 가지며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교사라면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는 말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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