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3월에 개봉된 영화로 당시 서울에서만 50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흥행 최고 기록을 세웠고, 국내의 대종상, 백상 예술대상을 비롯 해외의 태평양 영화제에서도 상을 휩쓸며 작품성 또한 최고를 기록한 영화가 배창호 감독 안성기, 장미희 주연 '깊고 푸른 밤'이다.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며 영주권을 따기 위해 온갖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 남자와 위장결혼으로 거래를 하는 한 여자 사이에 발생하는 비인간적인 관계와 그 사이를 파고드는 순수한 애정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한국에 애를 임신한 처가 있는 밀입국자 백호빈 (안성 기분)은 아내를 미국에 초청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번다. 그는 샌디에이고에서 사귄 미시즈 한 (최민희 분)에게 LA에 가자고 유혹한 후 이동 중 데스벨리에서 돈을 뺏고 그녀를 사막 한가운데 버리고 도망친다.
한편 제인(장미희 분)은 흑인 주한미군과 결혼하여 미국에 와서 애를 낳고 살다가 남편의 폭력과 미국 생활의 공허함에 지쳐 이혼 후 위장결혼으로 돈을 벌며 산다. 호빈은 영주권을 얻기 위해 제인과 계약결혼을 한다. 그는 처음 제인과 육체적 관계를 가지려 하는데 제인이 침대에 숨겨놓은 총을 그의 머리에 들이댄다. 그 후 이혼한 남편 마이클이 딸을 데리고 제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왔을 때 제인이 분노감으로 총을 꺼내어 마이클을 쏘려 하는 것을 호빈이 제지하며 서로 정신적인 교감을 가지게 된다. 둘은 처음으로 뜨거운 밤을 보내며 가까워지고 그녀는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 후 최종적으로 정식 부부인지를 확인하러 온 이민국 직원이 제인의 진짜 이름을 묻자 호빈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며 위태로워지지만 임기응변으로 대신 미국 국가를 열창하며 위기를 모면하고 드디어 영주권을 받게 된다.
호빈은 제인과 계약관계를 청산하고 이제 한국의 가족을 불러 미국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 있는데 메마르고 비인간적인 미국 생활에 지친 제인은 차츰 호빈을 사랑하게 되어 이혼을 해주려 하지 않고 자신이 호빈의 애를 임신했음을 밝힌다. 그 와중에 돈을 데스벨리에서 강탈당한 호빈의 애인이 제인을 찾아온다. 그녀는 호빈의 정체를 알려주고 강탈당한 돈을 요구하며 그를 조심하라고 한다. 제인은 그 여자가 요구하는 돈 액수의 몇 배나 되는 돈을 주며 다시는 오지 말라고 쫓아낸다.
그 여자가 왔다 갔다는 말을 들은 호빈은 제인에게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자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이동 중 데스벨리에서 호빈은 제인을 차에서 끌어내어 그전에 돈을 강탈했던 여자에게 했던 것처럼 구타를 하며 "난 너같이 온갖 더러운 피가 섞인 년의 자식은 절대 원하지 않아. 너는 늙어 할망구가 되어도 계약결혼을 하며 돈을 벌려고 할 거야."라고 말한다. 그때 그녀는 자신을 구타하고 죽이려는 그에게 임신 사실은 거짓이라고 한다.
그러자 호빈은 제인에게 이혼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차가 출발할 때 제인은 돌연 듯 호빈의 처에게서 온 테이프를 들려준다. "당신을 기다리다 지쳐버렸고 뱃속의 아이는 유산시켜 버렸어요. 또 저 다음 달에 결혼하게 됐어요. 이번이 마지막 육성 녹음이 될 것 같아요."
호빈은 갑자기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광기로 차를 몰고 달리며 잠시 후 차에서 총성이 울린다. 차는 급정거하고 호빈의 몸은 차 핸들의 클락션을 눌러 경보음이 계속 이어지며 머리에서 피가 쏟아진다. 그다음 순간 제인이 자동차 문을 열고 나오며 창백한 얼굴로 자신의 머리를 향해 총을 갖다 댄다.
이상의 내용이 영화 '깊고 푸른 밤'의 스토리이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1985년 '깊고 푸른 밤' 영화가 나올 당시보다 워낙 발전했고 미국 아닌 한국 시민이 되려고 하거나 실제 한국인이 되는 외국인 숫자가 늘고 있다. 영화에 나오는 제인은 위장결혼으로 돈은 벌었지만 미국에서 마음속 채워지지 않은 애정을 호빈이란 남성에게서 처음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호빈은 제인을 한 인간이 아닌 영주권을 얻는 수단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한국의 임신한 처와 제인을 모두 놓치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 만일 영주권을 획득하여 한국의 처와 미국에서 산다고 할 경우에도 과연 본인이 찾는 행복이 찾아질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지금과 달리 미국 이민은 특히 서민들에게 하나의 꿈과 같은 선택이었다. 미국 이민을 신청하면 최소 3년을 기다려야 했고 미국만 가면 모두 무지개와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 사실 나는 '깊고 푸른 밤' 영화를 본 그다음 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에는 미국 유학도 쉽게 꿈꾸지 못했던 일이고 일반인들은 미국만 가면 박사를 받아 교수가 된다는 환상을 가지기도 하였다.
이민이나 유학도 포장을 벗기고 실상을 보면 기대한 것과는 차이가 꽤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 불법 체류해서 위장 결혼한 경우를 실제 본 적이 있다. 하나는 한국에 가족이 있는 경우인데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을 하는 경우 한국의 배우자와는 이혼을 하게 되어 있다. 이 경우에도 이혼 후 영주권을 획득하고 나서는 위장 결혼한 미국 시민권자와 또 이혼하고 한국 가족을 초청하는 이중적인 과정을 거친다. 또 하나는 한국에서 군대를 연기하고 미국에 유학 와서 영주권을 받는 경우인데 공부를 마치고 취업 후 회사가 영주권을 보장해주는 특별한 경우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위장결혼을 해서 영주권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도 영주권을 획득한 후에는 결혼한 시민권자와 이혼을 하고 제대로 된 짝과 다시 결혼을 하곤 한다. 영주권 받기 위해 별짓들을 하고 있다.
유학을 가는 경우에도 과거에는 미국에서 석박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금의환향, 교수가 되어 남부럽지 않게 사는 시절이 있었다. 이 경우에도 학위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엔 문제가 된다. 속된 말로 미국에서 CPA 등 자격증이라도 따서 취업을 하거나 장사를 하며 눌러앉는 경우 등이 있는데 이도 저도 아니면 귀국해서 택시라도 몰거나 아무 일이나 하며 먹고살아야 한다. 게다가 지금은 학위를 받아 와도 자리가 없을 경우 계속 시간강사 생활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