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섬 그리고 반도

by 최봉기

대한민국은 반도국가이다. 반도는 대륙도 아니고 섬도 아니다. 하지만 섬보다는 대륙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대륙은 육지가 마치 바다처럼 끝없이 이어지고 지평선도 펼쳐진다. 반면 섬은 육지 아닌 바다 한가운데에 홀로 떨어져 주변과의 교류가 차단되어 고립 위험도 있지만 늘 대륙을 노려보며 집어삼킬 태세이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기회만 되면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 심지어 세계까지 손에 넣을 야욕을 보였다. 앞으로도 그리 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대륙이라면 미국과 중국이 떠오른다. 두 나라는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물자와 자원이 풍부하고 기후도 열대와 온대뿐 아니라 한대지역까지 어우러져 자연과 음식으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끌고 있다. 인간의 경우 키가 큰 사람을 보고 싱겁다고도 하지만 일단 덩치가 큰 사람은 위압감이 있어 함부로 대하기가 조심스럽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륙인은 섬사람 혹은 반도인들이 가지지 못한 웅혼함, 즉 쉽게 동요하지 않고 일관성 있는 대륙적인 기질을 가진다고 한다.


국민당과 중국 대륙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던 공산당이 1949.10.1일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선포식을 거행했다. 이때 인민해방군은 중국 전역을 아직은 손에 넣지 못했고 서방과 남방을 중심으로 국민당군이 남아있을 때여서 국민당 공군사령관이 장개석에게 최신 전투기로 천안문 광장을 폭격할 것을 제안하였다. 만일 그리 한다면 공산당 지도자들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때 장개석은 깊은 고민 끝에 그 작전을 취소할 것을 지시한다. 장개석은 패장이 되어 대만에 도망을 갈지언정 자금성과 천안문을 파괴한 사람이란 이름을 역사에 남기기 싫어했던 것이라고 한다. 눈앞의 이익만 노렸다면 물불 가리지 않았을 만 하지만 대륙적인 뭔가가 느껴진다.


역사적으로 로마, 투르크 그리고 몽고가 한때 세계를 호령했다. 로마의 후예 이태리는 반도라 그런지 대한민국과도 정서가 비슷한 것 같다. 좋은 기후조건 때문에 낭만적이고 음악, 예술, 스포츠를 무척 좋아한다. 라틴계통이라 독일이나 영국에 비해 체격이 크지 않지만 이들은 문화적인 자부심도 무척 강하다고 한다. 독일이 자신들보다 잘 살지만 기가 죽는 일이 없다고 한다.


바야흐로 세계의 역사는 그리스 로마 중심의 지중해시대에서 영국과 미국이 중심인 대서양 시대를 지나 이제는 아시아 국가 중심의 태평양시대가 개막되었다. 섬나라 영국과 일본이 한때 세계 전면에 나설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반도 국가 대한민국이 대륙을 향해 도약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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