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by 최봉기

곧 예순을 앞둔 나에게 있어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별로 가졌던 생각은 꽤 차이가 있었음을 느낀다. 시간이 가면 삶을 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한 살씩 더 먹을수록 오히려 자신이 없어진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바둑 최고수 조훈현이 바둑에 대해 했던 말이 있다. "젊었을 때엔 앞으로 계속 정진하면 바둑을 잘 둘 것 같았는데 두면 둘수록 더 어렵다"라고 했다. 어찌 된 일이 최고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할수록 더 어렵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금 누군가 내게 삶에 대해 물어본다면 "삶이란 단순한 것이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왜냐하면 누구든 세상에 태어나면 자기 방식대로 살다 때가 되면 하던 걸 그대로 두고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부'를, 어떤 이는 '명예'를, 또한 어떤 이는 '개성'을 추구하며 산다. 저마다 자신만의 삶에 대한 철학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인간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가치 중 자신에게 맞는 걸 하나씩 선택하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존재란 생각이 든다.


인간은 처음엔 뭐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잘할 수 있는 것이 의외로 제한적이다. 뭐든 시도하는 건 자유지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니 그게 문제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성공의 확률이 높은데 그걸 좌우하는 것이 타고난 유전자인 DNA이다. 두뇌, 예술적 재능, 운동신경 등은 선천적인 것이라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노력을 하여도 재능이 있는 분야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가 사실 어렵고 헛고생만 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본 동영상에는 과거 60, 70년대 연극, 영화 및 TV에서 연기자로 활동했던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온다. 대개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당시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연기자의 길을 선택해 생활이 안정되지 않는 상태에서도 가족들을 생각하며 꾹 참고 꿋꿋하게 연기자의 길을 가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맞이하는데 그 기회를 살리며 크게 도약하고 성공을 거둔다는 사실이다. 그 기회가 성공을 가져온 것은 피나는 노력을 통해서 이지만 만일 자신만의 경쟁력이라 할 재능이 없었다면 그 노력은 빛을 발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인간들이 모여 경쟁하는 각 분야에서는 좋은 환경에서 별 어려움 없이 성공의 길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진 재능을 극대화하여 끝내 꿈을 이루는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본다. 이럴 때엔 인생이란 걸 혹은 인생의 성공을 함부로 단정하기가 쉽지 않을지 모르지만 한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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