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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삶은 과연 전부일까?

by 최봉기

갈수록 현실 속에서 안주하려는 풍조가 있다. 특히 돈이나 권력을 쥐고 평생을 호화롭게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란 사고가 팽배해 있다. 하지만 길어도 백 년인 현생에서 온갖 욕심과 아집으로 자기와 자기 가족만 앞세우는 삶은 왠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10여 년 전 TV에서 사망 이후의 삶에 관한 내용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의 영이 육체를 빠져나갔다 다시 살아나는 동안의 체험과 더불어 신비로운 전생에 관한 내용 등이었는데 처음에는 접해보지 못한 내용이라 황당무계하기도 했고 믿기지도 않고 해서 별 관심 없이 지내다 최근에야 관련 내용을 여기저기서 찾아보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죽음과 함께 존재가 소멸한다고 보는 유교를 제외한 불교, 힌두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사후의 세계, 즉 내세를 인정한다. 하지만 각 종교에서 제시하는 내세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불교에는 타 종교에 없는 전생이 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사후세계'에 관한 내용을 보면 '근사 체험'이란 걸 소개한다. 병원에서 뇌사상태로 사망 판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죽어서 영이 육체를 벗어나 다시 육체로 돌아오기까지 체험한 것들이다. 대개 사망 판정이 나면 5~15분 후 뇌의 기능은 완전히 정지되는데 다시 살아난 사람의 증언은 일치한다. 사망 시 병실에서 유족, 의사가 했던 행동을 생생하게 말한다. 육체를 떠난 영은 병원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리고는 어두운 터널 같은 곳을 통과해 환해진 곳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을 만나게 된다.


국내에서도 몇몇 학자가 사후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서양에서는 근사체험과 함께 사후의 세계를 직접 경험했다는 여러 사람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추측 혹은 상상의 단계를 넘어 오랜 기간 동안 체계화한 '죽음학'이란 분야를 하나의 학문으로 구체화시켰다. 죽음학에서는 전생 관련 내용도 나온다. 죽음학에 심취했던 한 크리스천은 성경에 없는 전생을 인정할 수 없어 고민하다 처음부터 다시 성경을 읽고 난 다음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이 성경에도 전생 관련 언급은 없지만 전생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하고 전생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재 살아 있는 사람에게 체면을 걸어 자신의 전생에 관한 걸 말하게 할 경우 어떤 이는 '로마 군인'이었다고 한다는데 이는 검증이 불가하다. 하지만 죽은 지 2년 된 사람의 영이 환생하여 자신의 전생에 대해 말을 할 경우 바로 확인이 되기도 한다. 그 당사자는 죽어 매우 아름다운 한 여성을 만났다는데 그 여성이 누굴까 궁금해했다고 한다. 그 후 환생하여 입양된 자신이 입양 전 살던 집에 가서 그 여성의 사진을 보게 되는데 그 사진 속에 있던 여성은 자기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누이동생이었다고 한다.


나는 아직 사후 세계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미약하여 근사체험이라고 소개된 경우를 제외한 신비로운 영육의 결합과 이탈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다만 죽음학을 통해 내세의 의구심이 사라지며 이와 함께 신의 존재를 거듭 확신하게 된다. 다만 신의 존재는 어느 특정한 종교에서 말하는 신보다는 우주를 창조하고 통치하는 영원한 존재이다. 또한 현실의 삶에서는 죽음이 존재의 끝이라 보는 것이 통념이지만 현재의 삶이 잠시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보다 구체적인 사실로 다가온다.


절이나 교회에서도 경전이나 성서를 통해 현생과 내세를 언급하고 있고 자비나 사랑을 공통적으로 강조한다. 하지만 어떨 땐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앞서며 인간의 현재의 삶이 부각되고 사후의 삶에 대해서는 제대로 제시된 게 없다. 또한 왜곡된 해석도 많아 혼란스럽기도 하다. 죽음학에서 제시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삶 이후에 대한 것들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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