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와 욕심

by 최봉기

세상에서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지만 공짜 좋아하다 보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인간은 다들 본능적으로 공짜를 좋아하고 과거 힘들던 시절에는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까지 있었지만 공짜의 경우 달콤함 뒤에는 늘 대가라는 게 도사린다. 공짜일 때 "이게 웬 떡이냐!" 하고 꿀꺽 삼키고 나면 머지않아 몇 배씩이나 되는 청구서를 받는 경우가 있다. 원래 세상은 공짜란 건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해 "No pain, no gain"이란 말처럼 수고를 하지 않으면 얻어지는 것도 없다. 물건을 살 때에도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슬쩍 집어넣으면 '절도범'이 되며 웃는 얼굴로 주머니에 넣어주는 돈을 별 생각 없이 받다가 후에 '뇌물'로 판명되면 직장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결국 푼돈 받다가 졸지에 평생 실직자가 되는 신세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러한 공짜심리와 비슷한 게 '욕심'이다.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인간의 욕심을 잘 이용한다. 나의 지인 하나는 누군가의 제안에 돈을 투자했는데 몇 달 사이에 꽤 짭짤한 돈이 생겼다. 그 후 처갓집 돈도 끌어모아 투자했는데 그 상대방은 그 후 연락이 되지 않았고 어렵게 행방을 찾아냈는데 그는 속된 말로 "배 째라!" 하고 나왔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남 밑에서 간섭받기 싫다고 과감하게 사직서를 던지고 나와서 자신이 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서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돈을 벌 충분한 준비가 아직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변에 사업으로 자리가 잡힌 경쟁자를 보면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 정도 검증된 단계에 도달한 경우인데 그렇지 않으면서 그럴싸한 결과를 기대한다면 '난센스'이다. 이 또한 공짜로 큰 것을 기대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설령 처음에 재수 좋게 일이 풀리는 경우라도 그 후 계속 그리 되리란 보장은 없다.


남 앞에서 큰소리를 치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허풍쟁이'라고 한다. 그러한 사람들은 현상을 부풀리는데 수준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1억을 가지고 있을 경우 금세 10억이 되어 버린다. 그런 부류와 대조되는 사람들이 '내실 중시형'이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벌더라도 예상한 돈이 주머니에 들어와야 자기 돈이지 그전까지는 아직 자기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공짜와 욕심은 서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 목적한 바를 이루는 데 있어 땀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결국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허풍쟁이의 경우도 자신이 한 말이 실제보다 부풀여졌다는 사실은 곧 드러난다. 이런 사람들은 말을 쉽게 바꾸거나 혹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말하는 경우까지 있다. 과정이 충실할 때 결과는 당연히 나오는 것이지만 결과부터 제시한 다음 과정을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특별한 재능이 있는지 모르지만 끝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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