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화창한 날이 있고 궂은날이 있다. 화창한 날에는 친구들끼리 혹은 가족들끼리 야외로 나가 맛있는 음식도 먹고 술도 마시며 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반면 흐리거나 비가 올 경우 어디 놀러 나가기도 그렇고 혼자서 조용히 혹은 우울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렇듯 날씨가 인간의 기분에 큰 영향을 미치듯 삶에서 하는 일이 잘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 따라 사람 기분이 화창한 날과 궂은날처럼 차이가 난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경우 돈벌이가 잘 되는 화창한 날에는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반면 하는 일이 잘 안 되는 궂은날에는 머릿속에 고심만 가득 찬다. 당장 월고정비를 감당 못할 경우 대출을 받아야 하고 자금이 잘 돌지 않을 경우 사업을 정리해야 할지도 모르니 마음 편할 일이 없다. 월급쟁이의 경우에도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진급이 잘 되고 여기저기서 자기를 모시고 가려할 경우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세상에 부러울 게 없는 반면 능력이 시원챦아 진급도 안되고 오라는 데도 없는 경우 언제 일을 그만둬야 할지 또한 다른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만 커진다.
하지만 1년 365일 중 쨍쨍한 날은 한여름을 제외할 경우 흐리거나 눈비가 오는 날보다 적다. 이와 유사하게 사업가나 월급쟁이 중에서도 잘 나가는 경우보다는 제자리걸음 혹은 현재 하는 일을 언제 접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만일 매일 화창하기만 하다면 식물이 말라죽어버리고 땅은 사막으로 바뀔 수도 있다. 또한 매일 비만 내릴 경우라면 세상이 물에 잠겨 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궂은날, 화창한 날이 함께 존재하듯이 세상은 잘 나가는 사람뿐 아니라 고만고만하거나 그 정도도 안 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모두 사장이고 장차관이고 전문직일 경우 누가 농사를 짓고 누가 오물을 치우겠는가? 이렇듯 인간이 사는 세상은 상중하로 계층이 나뉘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 해야 할 역할이 정해지며 조화로워진다.
그렇지만 현재 잘 나간다고 계속 잘 되리란 보장은 없고 현재 힘들다고 계속 그러리란 법 또한 없는 게 인생이다. 스포츠 특히 야구에서는 이런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초반에 경기를 앞서 나가다가도 중간에 예상치 않은 에러나 홈런 등으로 경기의 흐름이 갑자기 바뀌기도 하여 9회 말 투아웃에도 승패를 단언할 수 없는 게 야구이다. 이렇듯 하나의 시합에서도 맑다가 흐리고 흐리다가 맑으니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한순간도 안심할 수 없다.
종합하면 삶은 맑은 날, 궂은날이 교차하는데 언제 맑은 날이 혹은 궂은날이 올지 정확히 예상하긴 어렵다. 정 그런 게 삶이라면 맑으면 맑은 대로 궂으면 궂은 대로 파도를 타듯 잘될 땐 자신감 충만하게 또한 잘 안될 땐 자포자기하거나 방탕해지기보다 다가올 기회를 기다려보는 것도 나름 지혜롭게 사는 방법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