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땐 스포츠가 모두 아마추어였지만 5 공화국부터 프로가 시작되었다. 그 이유가 전두환 신군부가 권력을 잡을 때 5.18 광주 학살을 저질렀기 때문에 경험자의 진술, 소문 등을 통해 관련 정보가 퍼질 경우 저항이 커질 것이므로 이를 희석시키기 위해 나왔던 것이 야구, 축구 등 스포츠의 프로화였다. 당시에는 프로야구 중계를 일반 채널에서도 방영해 주며 일반인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향하게 했다. 결국 Screen, Sex까지 가미하여 3S 정책이란 게 나온 것이었다.
프로야구가 시작은 되었건만 스포츠 행정, 스포츠팀 운영을 포함한 제반 사항은 아마추어와 별 다를 바 없었다. 게다가 선수들 마인드도 그러하였다. 아마추어는 스포츠 그 자체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승패를 떠나 즐기는 것인 반면 프로는 매 시합이 생존 그 자체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그러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해 시합 후 몇몇 주당들은 새벽까지 술판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를 막기 위해 구단 코치들이 술판 단속까지 나섰다고 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자 그런 것에 대해서는 일체 간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프로선수는 스스로 관리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야지 그렇지 못할 경우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구단이나 선수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연봉협상 시에도 성적이 부진했던 선수들에겐 군대 가란 식이었고 에이스로서 27승을 거둔 다음 25승을 했던 최고의 투수 최동원에게 감봉조치를 하면서 에이스면 30승은 하는 게 기본이라고 다구 쳤다고 한다.
프로야구 허구연 해설위원의 말에 의하면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들은 아마추어에서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라고 한다. 그다음 단계인 주전에 진입하는 것은 바늘구멍이다. 왜냐하면 경험이 많은 선배보다 실력이 나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첫해에 신인이 20-20, 30-30, 즉 도루 20(30), 홈런 20(30)을 기록하는 경우는 한 마디로 야구 천재이다. 이런 살벌한 경쟁 구도속에서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한다면 어느 순간 이름이 잊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를 비교하면 전자는 최저 연봉이 50만 불(6억)인 반면 후자는 최고 연봉이 5만 불(6천만 원)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시작될 때 일본 프로에서 다년간 활약하다가 국내에서 뛰기 시작한 백인천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4할 1푼 2리로 타격왕이 되었다. 그가 일본 프로에서 뛸 때의 경험이 한 번은 다리뼈가 부러진 적이 있었는데 이를 꽉 물고 뛰었더니 어느 순간 뼈가 붙어 버렸다고 한다. 백인천은 일본에서 장훈과 같은 팀에서 뛰었는데 같은 방에서 자던 장훈이 안 보여서 찾아보니 속옷바람으로 밖에 나가 방망이를 들고 스윙 연습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팀을 1965~73년간 9차례 우승시켰던 전설의 고 가와가미 데츠하루감독의 책 '악의 논리학'에서는 일본 프로야구의 최고 타자 왕정치와 장훈의 연습 내용이 나온다. 수백 개의 공을 치다 보면 공의 실밥이 보이기까지 한다고 한다.
스타가 되는 선수들의 특징은 거의가 신체적 조건이나 기본 자질이 아주 뛰어나며 그 위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타격의 천재 장효조의 경우 은퇴 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뛸 때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때 지금껏 수십 년간 연습 후 자기 전에 꼭 마시던 맥주 2캔을 단번에 끊기까지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스케치해 보았다. 운동이 그냥 좋아서 하는 아마추어와 그 자체가 생존 혹은 그 이상인 프로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다. 또한 프로에서 중요한 찬스 때 안타를 쳐내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는 A급과 B, C급으로 몸값 자체가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흔히들 인간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를 한다. 하지만 프로라면 자신의 몸값에 맞도록 대우를 해달라고 말하는 게 더욱 정확한 요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