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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 스캔들의 해부

by 최봉기

지구상에 남자와 여자가 존재하는 한 남녀 간 스캔들은 사라지지 않는 문제일지 모른다. 스캔들이란 말은 주로 기혼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이거나 혹은 부적절한 관계를 지칭한다. 서양에서는 남녀 관계에 대한 윤리적 지침이 '성서'였다면 동양은 '유교경전'이었다. 하지만 동서고금 할 것 없이 세상의 어떠한 윤리나 도덕적 기준도 인간의 개인적 욕구까지 통제하지는 못한다.


인간이 결혼을 하는 이유는 가정을 가지고 자식을 낳아 대를 잇기 위한 것이지만 그 이전에 성적인 욕구를 해소하고 성범죄를 방지하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사회에서 모범적인 가장이란 이들은 배우자 외의 여자와는 거리를 두고 가정에 충실한 경우이다. 하지만 만일 모범적인 가장이 배우자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나 정이 싹틀 경우 혹은 모범적인 안주인이 배우자 아닌 다른 남자를 만나 그리 된다면 어찌 되는 건가? 이러한 스토리는 TV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칠 경우 가정의 파탄을 가져오기도 한다.


과거 농사중심인 사회에서는 모든 가족이 늘 함께 농사를 짓고 바쁘게 생활하며 생활공간도 제한되다 보니 성인 남자와 여자가 한눈을 팔 일이 적었으리라 짐작된다. 게다가 지주라면 몰라도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라면 배우자 외에 다른 이성까지 만날 여유는 없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도향의 소설 '뽕'을 보면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농사짓는 시골 마을에서도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 남편이 노름꾼을 가장하여 독립운동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집을 비우는 가정에서 여자는 동네 남자들에게 몸을 팔고 그 대가로 곡식을 받아 생활을 한다. 1986년 제작된 영화 '뽕'에서는 동네에 소문이 퍼져 촌장이 그 여자에게 그 마을을 떠나라는 말을 전하러 온다. 그 여자는 방에 들어온 노인에게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항변하며 사람들에게 얻어맞아 멍든 육체를 보여주며 저고리와 치마까지 들썩이자 촌장도 갑자기 유혹에 사로잡혀 그 여자에게 넘어가 버린다.


미국의 35대 대통령 죤 F 케네디(1917~63)의 경우 미국 최연소 대통령으로 30대 중반 재클린과 결혼했지만 결혼전후 온갖 여성들과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배우자였던 재클린의 경우도 겉으로 보기엔 지적이고 賢母良妻 스타일로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진실성도 없고 자신의 이익이라면 뭐든 하던 여자였다.


그녀는 프랑스 귀족출신으로 월스트릿에서 재산이 많은 금융인 부친 슬하에서 자라 교육을 받고 기자가 된다. 그 후 금융 관련 일을 하던 한 남자와 약혼을 한 상태에서 미래의 비전이 보이는 상원의원 케네디에게 접근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한 후 약혼남과 파혼을 한다. 그리고는 케네디와 결혼을 해 결국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대통령인 남편이 결혼 후 계속 바람을 피우자 자신도 유명 영화배우들과 맞바람을 연이어 피웠고 남편이 저격당하자 차기 대통령을 바라보던 시동생 로버트 케네디와도 불륜관계가 된다. 그 마저도 저격당하자 다시 친 여동생의 애인이던 선박왕 오나시스에게 접근해 동생을 밀어내고 재혼까지 한다. 오나시스가 죽자 미국의 보석 관련 재력가를 만나 함께 살기도 했다.


남녀 간 스캔들은 그 책임이 어떨 땐 남자에게 또 어떨 땐 여자에게 있다. 남자에게 매력적이어 보이는 여자라면 아름답거나 몸매가 좋은 경우 혹은 목소리가 좋거나 지적인 경우 등 다양하고, 여자에게 매력적인 남자의 경우도 잘 생겼거나 말을 잘하거나 골프를 잘 치거나 노래를 잘 부르는 등 다양하다.


선천적으로 성욕을 주체할 수 없거나 바람기가 있는 경우는 어찌 보면 정신과 치유가 필요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한 지식인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서 성적인 문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글에서 성적인 욕구는 예술이나 창작을 통해 승화될 수 있는 욕구란 주장을 강하게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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