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020년 현재 총인구가 약 3억 3천 명이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다인종 이민국가이다. 2010년 기준 인구의 72.4%가 백인이며 5.4%가 아시아계이다. 미국에서 사는 한국 교민의 수는 약 254만 명으로 전 세계 약 750만 해외교민의 약 30%에 달한다. 미국의 곳곳을 다니다 보면 한국 사람이 없는 곳이 없다. 몇 년 전 나온 영화 '미나리'는 오지에서 컨테이너에 살며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이민 개척자의 삶을 보여준다.
한국인은 최초로 1903년 103명이 하와이에 사탕수수를 경작하러 이민을 왔다. 그 후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에 주둔한 미군과 함께 미국으로 가서 사는 한국 여성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1965년 이후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아메리컨 드림'의 붐이 일기 시작했고 1970년대 들어 한반도의 전쟁 위험이 커지며 가족 이민자가 대거 늘었다. 미국에 간 한국 이민자는 소자본으로 식료품가게, 세탁소, 샌드위치 가게 등을 운영하거나 빌딩 청소 등을 하며 주말도 없이 '헝그리 정신' 하나로 일을 하였다.
한국인보다 일찍 미국에 이민온 유태인들은 대공황시절 싸게 나온 부동산을 주워 담으며 부자가 되기도 하였다. 이들은 처음 미국에 이민 와서 고생해 돈을 벌면 허드렛일을 정리하고 건물을 사서 임대사업이나 모텔업 혹은 교육사업 등을 하며 한 단계 도약하였다. 그럴 경우 그전에 했던 푼돈 버는 일들은 새로 이민 온 사람들에게 넘겼는데 그중에는 한국인도 많았다. 그 후 한국인들 중에서도 임대사업자나 모텔주인이 나오는데 이들이 이전에 했던 일들은 인도나 멕시코 이민자들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이민자들이 정착하는 곳이 미국이다.
만일 내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면 어땠을까? 자녀와 배우자를 데리고 미지의 곳에 도착하면 먼저 이민 와서 생활하는 교민들을 만나 주거지와 자녀가 다닐 학교를 정하고 돈벌이 정보를 수집 분석해서 삶의 현장에 뛰어든다. 처음 10년 정도는 주말도 없이 바쁘게 살 각오를 할 것인데 자리가 잡히면 좀 더 여유롭고 우아하게 자녀의 결혼이나 직업 그리고 부부의 노후 생활 등에 관해 생각해 볼 것이다.
사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타국인 미국에 가는 것은 자신보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들 한다. 부모세대는 고생을 해도 자녀들은 더 좋은 교육기회를 통해 한국에서보다 더 잘 살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나 자녀가 모두 불행해지는 일이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2007년에 발생한 버지니아 공대의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이 그 예이다. 부모는 바쁘게 밤낮으로 쉴 새 없이 일하고 자녀는 대화도 없이 집에서 혼자 컴퓨터로 총질을 하는 게임이나 하며 인간 같지도 않은 생활을 하다 보니 그런 일도 벌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전쟁을 겪고 세계 최빈국이었을 때 미국이란 나라는 한국인의 눈에 마치 '지상의 천국'과도 같았다. 그 시절에는 한국에서 영어 하나만 좀 할 줄 알아도 평생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그 후 대한민국도 경제적으로 발전을 하다 보니 이민 갔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과거에 이민 가서 미국에 사는 재미교포들은 가게나 하며 겨우 먹고사는 중하류층이 중심이었다. 이 경우 백인들보다는 주로 흑인들을 상대하는데 흑인마을에서 흑인 돈을 벌면서도 흑인들을 천대하니 한 흑간 갈등이 생기고 급기야 LA폭동이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민 2세대나 3세대 중에서는 명문대를 나와 의사나 교수 혹은 변호사나 정치가 혹은 과학자 등이 되어 상류층에 진입하는 교포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민자들로 만들어진 국가 미국의 대통령은 총 46명인데 이중 오바마를 제외하고는 모두 백인이었다. 유럽에서 건너왔기에 더욱 그러하리라 보인다. 과거 로마 때 지중해 중심이던 세상이 영국미국이 강성해지며 대서양으로 옮겨왔고 이제는 미국의 물류 중심이 동부중심에서 서부로 옮겨지고 중국의 힘이 강해지며 정치적인 관심이 태평양을 향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아시아 민족 중에서도 미국 대통령이 나올 날이 올지 모른다. 그때라면 코리언도 후보에 오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