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性的인 차별, 인종적인 차별, 지역적인 차별 혹은 종교적인 차별 등 다양한 종류의 차별이 존재한다. 결혼을 하려 할 때 집안이 좋지 못해 차별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여가수와 한 남자가수가 서로 좋아하여 결혼을 하려 했는데 남자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었다. 여자는 총명하여 여고와 대학을 모두 명문으로 나왔으며 노래도 무척 잘 불렀다. 하지만 자신의 친부모가 이혼을 하는 바람에 졸지에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에 가수생활을 시작하여 인기가수가 된 반면 남자집안은 부모가 모두 고등학교 교장으로 사회적으로 여자집안보다 나았던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스토리가 1971년에 개봉된 영화 '러브스토리'이다. 제니란 여자는 이태리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 가게를 하며 겨우 먹고사는 중산층 집안의 딸인 반면 올리브란 남자는 명문가의 아들이었다. 결국 둘은 남자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한다. 그리하여 남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되지만 여자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종류의 차별은 대개 기득권 때문에 발생한다. 우선 여성에 대한 차별은 동서양 할 것 없이 남성 중심인 세상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며 남성들이 누리던 특권이 갈수록 줄어들게 된 데 이유가 있다. 과거 여성들은 결혼을 하면 대개 전업주부가 되었지만 지금은 정계나 학계, 언론계, 의료계 및 각종 직장 등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이란 이유로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있고 심지어는 성희롱을 당하고도 그 부당함과 억울함을 오롯이 지닌 채 지내야 하는 일도 있다. 몇 년 전 '미투운동'이 확대될 때 여성 검사가 성희롱을 당해 법조계에 진상조사 및 가해자 처벌을 요청했지만 처벌은 커녕 오히려 자신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인종적인 차별과 지역적인 차별의 경우에도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白人이 중심인 미국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은 결코 사라졌다고 하기 어렵다. 평범한 동양 남자가 백인 여성과 결혼을 하기는 아직 무척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동양인이 백인과 비슷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능력이나 학벌 등 백인보다 뭐라도 하나는 나은 데가 있어야 하는 것같다. 이민의 나라 미국이 아닌 국내에서 華僑나 최근 대한민국으로 이주해 온 동남아 계통 사람들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은 미국보다 오히려 더 심할지 모른다.
이밖에 아직 대한민국에는 일부지역에 대한 지역감정과 차별이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DJ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 번은 "TV드라마에서도 전라도 사람들은 순 깡패역할만 맡고 있다"라고 역정을 낸 적이 있는데 그 후 약속이나 한 듯 드라마의 깡패들 말씨가 경상도말씨로 바뀌는 일도 있었다.
만일 내가 性的, 인종적, 지역적인 차별을 받는다면 어떨까? 우선 능력중심인 세상이니 나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여 남다른 노력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차별의 골을 덜 깊게 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능력이 그나마 차별이란 비를 피하는 우산이 되어 몸이 젖지 않지만 무능하다면 차별로 온몸이 젖어 병원에라도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능력이 받쳐주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차별을 피할 다른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영국에서 처음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들은 淸敎徒들이었는데 이들이 이주했던 이유는 당시 청교도들에 대한 종교적 탄압 때문이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한때 지역차별이 심하던 시절 특정 지역 사람들은 대거 미국이민이란 문에 노크를 하기도 했다. 이들 중 성공한 사람도 있었는데 故人이 된 대통령 DJ가 내란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후 미국에 망명을 갔을 때 도움을 준 인연으로 DJ정부 시절 비서실장이 된 이도 있다.
이렇듯 남보다 능력이라도 뛰어나거나 혹은 다른 나라에 이주라도 하지 않고는 차별을 벗어나기 어려운 사회라면 온전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차별에서 벗어날 제3의 그럴듯한 대안을 努心焦思 기다리기 전에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 생긴 차별이란 좋지 못한 사회적 관행이 더 이상 뿌리내리지 못하고 공정한 세상이 되길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