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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권력자의 자식이었다면?

by 최봉기

'無所不爲의 권력'이란 말이 있는데 한마디로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한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인생을 올인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중에는 고생 끝에 권력을 손에 넣은 이들도 있고 근처까지 갔다 좌절된 이도 있다. 권력을 손에 쥐는 순간 팔자가 바뀌기는 하는 모양이다. 최고통치자가 되면 행정부의 수반이자 군통수권을 가진다. 또한 장차관에서부터 각 군의 수뇌부와 공기업 사장 등을 임명할 권한을 부여받는데 그 숫자만 수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제는 故人이 되었지만 대통령을 지냈던 YS는 오랜 정치탄압으로 고생을 한 후 대통령이 되었는데 그의 자식도 덩달아 小統領 행세를 하며 각종 구설수에 오르더니 급기야 검찰조사까지 받았다. 그는 부친이 대통령이 되기 전 벌써 대학교 간판을 명문대로 갈아타며 학력을 세탁하더니 대통령 취임 후에는 졸지에 경영학박사 학위를 소지하기도 했다. 이러니 권력이 좋긴 한 모양이다.


만일 내가 권력자의 자식이라면 어땠을까? 우선 부친이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탄압을 함께 받았을지도 모른다. 권력으로 누리는 영화로움이 있다지만 그 골도 만만치 않다. YS는 야당 총재시절 보충역으로 군복무 중이던 자식이 하루는 온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사실인즉 근무 중 위에서 부르기에 갔는데 아무 이유도 없이 사정없이 두들겨 패더라는 것이다. 그 후 한참 시간이 지나 가해자의 말은 자기도 상부 지시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었다는 것이었다.


이승만은 자식이 없어 측근 유명 정치인의 자식을 양자로 삼았는데 그 양자가 권력자의 후광으로 준권력자가 되자 그의 이름을 사칭하는 이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결국 부정선거로 4.19가 터지며 집안이 몰락하자 그는 가족을 모두 죽이고 자신도 목숨을 끊는 前代未聞의 일을 벌였다. 그 사건은 당시 대통령 경무관이 벌인 일이라는 說도 있다. 다시 말해 경무관이 가족들을 살해한 후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큰 아들이 그리 한 걸로 위장을 했다는 것이다. 아무튼 권력의 남용으로 발생한 끔찍한 일이었다.


이렇듯 권력은 麻藥과도 같이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인간을 권력의 시녀가 되게 하는 것 같다. 권력자도 권력자지만 사실 그 자식은 행동거지나 말 한마디도 무척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 때문에 부친이 큰 궁지에 몰리기도 하기에 그러하다. 한때 YS의 아들 현철이 부친을 믿고 온갖 이권에 개입할 때 부친의 친구들은 한 번씩 말로 주의를 주기도 했다는데 그럴 때마다 그는 근성으로 받아넘기더니 결국 큰 재앙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한때 권력에 도취해서 날뛰던 사람들 중에서 끝이 좋았던 경우는 무척 드문 것 같다. 히틀러와 마르크스가 그랬고 박정희와 전두환과 같은 군출신을 포함 이승만까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암만 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불가사의 한 경우가 하나 있긴 하다. 바로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이다. 인민들을 도탄에 빠지게 하면서도 인민들 입에서 '지상의 낙원'이란 소리가 나오게 하고 자신들은 군주보다 더한 생활을 하며 천수를 누린 걸 보면 성서에서 말하는 終末이 가까워졌는지 모를 일이다. 최근에는 이들보다 더한 이들도 있긴 하다. 異端이란 일부 종교집단에서 교주란 사람은 자신이 再臨예수라고까지 주장하니 종말이 좀 더 당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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