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있고 그중에서도 최고인 '슈퍼스타'가 있다. 스타란 스포츠나 연예계에서 주로 썼던 말이지만 이제는 학원가에도 일등스타강사를 줄인 '일타강사'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 슈퍼스타란 男女老小 할 것 없이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독보적인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슈퍼스타는 문화재로 보면 총 7가지 분류 중 최고인 국보급이다. 우리나라 國寶 1호가 崇禮門(남대문), 국보 다음 보물로 興仁之門(동대문) 등이 있으며 그다음인 史籍으로 수원화성 등이 있다.
각 분야별 슈퍼스타를 생각나는 대로 나열해 본다. 야구하면 장효조와 최동원(이상 고인)과 선동열, 축구하면 차범근과 손흥민, 피겨스케이팅하면 김연아, 오케스트라 지휘자하면 정명훈, 성악가 하면 조수미, 가수하면 이미자, 패티김과 조용필, 코미디언하면 이주일, 소설가 하면 이문열 등이 그러할 것이다.
슈퍼스타들은 저마다 타고난 재능 위에서 可恐할만한 노력에 의해 탄생한다. 그 기저에 놀라운 승부욕이 자리하며 특히 큰 무대일수록 이들은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한다. 이를 한마디로 '스타기질'이라 한다. 슈퍼스타들은 그 분야에서 제법 한다는 사람들과 비교해 몸값도 차이가 나며 소속분야에서 최고급 대우를 받는다. 흔히 말하는 노력과 슈퍼스타들이 하는 노력은 차원이 다를지 모른다. 슈퍼스타들은 그 분야의 최고가 되려 하지 이인자가 되는 거라면 차라리 시작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슈퍼스타가 되려 했다면 어떴게 했을까? 우선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뭘 할 건지부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다. 내가 가진 재능 중 가장 뛰어난 걸 하나 잡아서 체계적이고 혹독하게 갈고닦을 것이다. 재능은 쓸만한데 돈이 없다면 대출까지 받아 최고의 기량을 갖는 데 올인할 것이다. 그리하여 무한경쟁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 분야가 스포츠라면 가능한 시합에 모조리 나가서 그 분야에서 날고뛴다는 이들과 일단 겨뤄볼 것이다. 그 와중에 좌절을 맛보고 눈물을 흘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끝까지 노력하여 국내에서 일인자가 되고 그다음에는 올림픽과 같은 세계 무대에 도전하여 세계 최고에 도전할 것이다.
슈퍼스타가 되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재능과 노력이 결부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재능이 뛰어나고 피나는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그걸로 완성이 되는 건 아닐 것 같다. 홈런도 타이밍이 완벽히 맞을 때 나오듯이 슈퍼스타가 되는 데도 타이밍이 맞아줘야 할 것이다. 만일 중요한 시점에 예상치 않은 부상이나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모든 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따라서 슈퍼스타는 선천적 재능과 후천적 노력 그리고 타이밍 즉 天運까지 합쳐져서 나오는 것이다.
그럼 슈퍼스타의 탄생은 개인의 성공과 가문의 영광만으로 충분한 것인가?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슈퍼스타라 할 수 없다. 슈퍼스타는 조상의 몫인 재능과 자신의 몫인 노력에 天運까지 합쳐져 탄생하는 것이므로 무엇보다 報恩의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재능은 후진을 양성하는 데 사용하며 재능과 노력이 밑거름이 되어 번 돈은 사회를 위해 기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야구의 슈퍼스타 최동원은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후배들을 위해 당시 프로야구 구단의 일방적인 구단 운영에 반기를 들고 시정을 요구하다가 큰 불이익을 당했다.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를 당하고 머지않아 선수생활도 접게 되었다. 최고의 연봉을 받던 그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예"하고 있었다면 아마도 편안하게 선수생활을 하다 은퇴하여 소속팀의 감독 정도는 맡게 되었으리라 보인다. 하지만 그는 최고가 된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기보다는 報恩의 마음으로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의 후배들을 위해 나서다 큰 화를 입게 된 것이다. 십자가를 지고 피를 흘리며 희생된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 그 정도 멋진 슈퍼스타는 찾아보기가 어려워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