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주말에 한 번씩 도시를 벗어나 야외로 나가면 쾌적한 공기에 새소리 물소리로 마음이 정화되고 기분이 전환된다. 그럴 땐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 가서 살면 어떨까?" 하고 누구나 한 번씩은 생각해 볼지 모른다. 서울에서 사는 집을 처분하면 시골에서 어지간한 집은 살 수 있고 그 여분은 노후생활에 보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에서 일을 하며 살았던 사람들은 시골사람들의 정서와 농사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막연한 동경만으로는 시골 생활을 해나가기가 어려우며 아마도 충분한 준비가 없다면 1년 이내에 다시 도시로 컴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어찌 보면 여자를 잘 모르는 남자가 예쁜 여자를 보고 마음도 고울 걸로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일지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 예쁘고 화장한 얼굴에 옷까지 잘 차려입은 여성이라면 대개 어지간한 남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자기처럼 외모도 기본 이상은 되고 학력과 재력과 인성과 집안까지 좋은 남자라야 마음을 열지 모른다. 다시 말해서 마음이 착한 여자를 만나려면 외모는 좀 떨어지는 사람을 찾는 게 오히려 맞을 것이다.
몇 년 전 경기도 귀농귀촌센터가 주최한 귀농과정에 지원하여 농사의 이론과 실습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에 교육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발표하게 되었는데 당시 나는 집 주변에서 텃밭을 해본 경험과 농업에 관한 나의 생각을 간략히 말하였다. "농업도 씨 뿌리고 거름 주는 단편적인 단계를 벗어나 좀 더 부가가치를 올릴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토마토와 같이 관절염이나 성인 남성의 전립선 치료효과가 있는 작물을 상품화하여 홍보나 마케팅을 통해 고수익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했는데 졸지에 교육생들 중 회장인 里長으로 뽑히게 되었다.
만일 내가 歸農을 한다면 어떨까? 도시에서 농사지을 준비도 잘하고 노후에 시골에서 할 일까지 잘 생각해 둔다면 나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문학이나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전원생활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 밤에 하늘의 별도 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보다 좋은 글이나 훌륭한 예술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기에 그러하다.
전원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거라면 뭐니 해도 외로움이라고 한다. 도시에서는 오랫동안 주변환경과 익숙하고 만날 사람도 있지만 농촌이란 곳은 자연적인 환경을 제외하면 모든 게 생소하고 혼자 외딴섬에 갇힌 상활을 하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기회가 된다면 혼자서보다는 여러 친구나 지인이 함께 전원주택을 지어놓고 앞집 뒷집 오고 가며 함께 식사도 하고 나들이도 하는 걸 생각해 볼필요가 있다.
충북 괴산에는 예술가나 문인들이 귀농해서 제2의 삶을 사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농사짓는 걸 지도 내지 지원도 해주고 수시로 문학 발표회나 그림 전시회도 개최하는 것이다. 처음 계획한 대로 귀농자들이 잘 정착한 지 여부는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대중음악이나 가곡을 했던 이들도 개성에 맞는 솔로가수나 중창단 혹은 그룹사운드나 합창단 등을 결성하여 콘서트나 합창 발표회를 열고 연극을 하는 사람들까지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한다면 귀농인들의 삶이 고적하기보다 무척 생동감 있고 행복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