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조건간 상관관계

by 최봉기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들 가운데 幸福이 아닌 不幸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은 과연 표준화할 수 있는 것일까? 만일 '幸福考試'와 같은 일종의 공인된 자격시험이 있어 합격을 하면 행복해지고 불합격을 하면 불행해진다면 행복이란 것이 애매모호하지 않은 명확한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는 건지 모른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남들보다 잘 났다는 이들, 즉 집안이나 학력 혹은 재산 등 조건이 남들보다 나은 경우라고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이었던 누군가는 고층빌딩의 회장실에서 창문사이로 투신자살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비록 대단한 부와 명예를 가지지는 못할지언정 자기 분수에 맞는 아기자기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행복과 조건과의 관계는 어찌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富나 명예 그리고 사회적 지위 등과 같은 삶의 조건은 삶 혹은 한 인간의 本質이라기보다는 겉에 걸친 옷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옷이란 건 돈만 있으면 언제라도 사거나 나은 걸로 바꿀 수 있지만 알몸은 암만 돈이 많아도 사거나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 옷과도 같은 이러한 삶의 조건은 엄밀히 말해서 인간의 삶, 특히 행복에 부분적인 영향을 줄지언정 삶 자체를 결정하거나 송두리째 바꿀 수는 없는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러한 조건과 행복과의 관계를 들여다보자. 우선 富라는 것과 행복의 관계는 꽤 밀접해 보이기도 한다. 돈은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 돈이 있으면 우선 배고프지 않아도 되고 여행도 갈 수 있고 가족 혹은 평소 친하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공유할 수도 있고 좋은 집에서 안락한 생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돈이 줄 수 있는 한계효용은 무한정 증가하는 게 아니라 체감하는 것이다. 돈 이외에 명예나 지위 등과 같은 조건들도 무한정 행복을 보장하거나 증대시켜주진 않으리라 보인다.


또한 행복은 절대적이거나 객관적이라기보다 상대적이며 주관적인 것이다. 남들이 굶을 때 끼니를 걱정하지 않으면 행복하지만 남들이 끼니를 걱정하지 않는다면 남들보다 나은 걸 먹을 정도는 되어야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굶으면서도 배가 터지게 먹을 때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옛말에 "평양감사도 자기 싫으면 그만"이란 말처럼 남들이 평가하고 인정하는 행복도 자신에게는 행복이 아닐 수 있다.


현대인들은 끝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행복의 존재까지 남과 비교 내지 평가를 하며 자신의 행복을 평가절하하고 있는지 모른다. 또한 자신의 자연적이고도 고유한 아름다움도 성형을 통해 속여가며 더욱 행복해지려 발부둥치기도 한다. 행복은 조건과 부분적인 관련이 있건만 조건을 가공함으로써 행복을 증진시키려 할수록 행복과는 멀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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