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고 살아온 것들

by 최봉기

내가 태어나 교육을 받고 사회인이 되어 가정을 꾸리며 살아온 육십 평생을 되돌아보면 특히 학교에서 배운 것들 중 현실과 맞지 않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교육의 목적은 '人間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러한가? 사실 인간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두뇌가 좋아 소위 명문대를 진학한 사람은 모범생 취급을 받는 반면 인간성이 좋더라도 성적이 상위권에 들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인간대접 받기가 어렵다.


가까운 知人 하나는 학창 시절 때 공부를 워낙 싫어하다 보니 성적이 하위권이라 학교나 집에서도 인간대접을 받지 못했으며 재수까지 하고 이름도 없는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현재 그는 사업가로 잘 살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에다 출중한 당구와 골프 실력을 바탕으로 사업 관련 助力者가 많으며 주변에서 인정받는 孝者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우등생은 사회에서 열등생이고 학교에서 열등생이 사회에서 우등생"이란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또한 학교에서는 "인간은 평등"하며 "직업에는 貴賤이 없다"라고 가르친다. 과연 그러한가? 부모의 현재 직업은 자식의 능력을 판단하는 거울이 되어 버린다. 만일 부모의 직업이 변변찮은데 자식이 공부를 잘할 경우라면 몰라도, 자식까지도 공부를 잘 못할 경우 '그 부모에 그 자식'이 되어버린다. 미래가 昌昌한 한 인간이 현재의 집안 사정 때문에 도매급으로 넘어가 버리기 십상이다. 고등학교 동기들 중에는 선생님들에게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던 친구들이 더러 있었는데 간혹 그런 게 빌미가 되어 선생님들께 얻어맞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이 그리된 이유는 자기는 공부도 잘하고 다른 친구들에게도 별로 꿀릴 게 없는데 집이 못 산다는 이유로 좋지 못한 대우를 받았던 것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 비친 교사의 모습은 한마디로 '僞善者'들이었다.


학창 시절이 인생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학교란 곳은 예민한 나이의 청소년들이 부당하거나 혹은 부정적인 경험을 통해 가슴깊이 상처를 갖게 되는 곳인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 교문 앞에 "스승을 존경하자!"라는 큼직한 현수막이 있었는데 지나가던 한 친구가 "얼마나 스승을 존경하지 않았으면 저런 말이 나올까?" 하며 조소를 했다. 교사 자신들이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밖에도 학창 시절 때에는 "노력하면 안 되는 일 없다"라는 말을 귀가 아프게 듣곤 했다. 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 사실 재능이 없는 분야라면 암만 노력해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남들이 쉬거나 잘 때까지 매달려서 남들과 비슷한 결과를 얻는 일이라면 그런 일은 도전하지 않아야 하는 게 나 자신이 살면서 체득한 사실이다.


이렇듯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워온 것들 중에는 듣기에는 좋지만 현실과 괴리된 것들이 꽤 많다. 따라서 지금까지 속고 살아왔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괴리감을 없애기 위한 것이라면 "노력해서 안 될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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