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신당 창당과 함께 영향력 있는 인물의 전면 배치 등을 통해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적 양극화뿐 아니라 정치적, 의식적 양분화로 치닿기만 한다. 마치 해방 후 우익과 좌익 또한 찬탁과 반탁으로 나뉘어 서로 싸우며 심지어 상대를 죽이기까지 했던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런 현상을 속깊이 들여다보면 친미, 반미 혹은 친북, 친중 혹은 친재벌, 친노조 등과 같은 이해관계가 칡넝쿨처럼 엉켜있다. 각각의 주장은 객관적이거나 혹은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기보다 개인적인 有不利에 의해 좌우된다. 또한 자신의 주장이나 고집만 있을 뿐 다른 의견은 일방적으로 무시해 버리기에 절충안 도출 내지 협치란 건 요원하기만 하다.
나와 같이 경제적 안정과 국가의 존립 및 번영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보수주의적 입장에서 본다면 과거와 같이 헐벗고 굶주린 시절을 거쳐 선진국 반열에 오른 현재 세계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국력을 약화시키고 분열을 초래하는 저급한 모습은 혐오스러울 뿐이다. 인간들마다 생각이야 다를 수 있지만 "못 먹는 밥에 재나 뿌린다" 거나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식의 후진적 태도는 제발 사라지길 바랄 따름이다.
그럼 이러한 갈등요인을 근절하기 위해 필요한 건 과연 뭘까? 우선은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리라 보인다. 자기의 과실은 덮어두고 남을 욕하는 태도는 만연된 지 오래다. 이는 '내로남불'이란 말로 대변된다. 초점을 정치인들로 맞추면 자신들만이 신성하다고 믿고 있는 그룹이 있다. 부연하면 반대편은 친일, 친미 그리고 매판자본이다. 이십 대 때 자본주의 타도를 부르짖으며 '주사파'와 '김일성주의'를 추종했던 한 정치인이 과거의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그 추종자를 비판하자 이들은 그를 변절자라고 매도하고 있다.
이들과 건너편 그룹 둘이서 몇 개월 후 선거를 치른다. 전자는 고정 지지층이 탄탄하고 단합을 생명으로 하기에 건너편보다 좀 더 많은 표를 얻을지 모른다. 문제는 이들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기기에는 왠지 불안하며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들은 가진 자들은 없는 이들을 착취하고 부패한 권력에 붙어서 부와 지위를 이루었기에 이들의 더러운 돈을 세금으로 뺏아 공평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의 사고는 단편적이라 고용을 위해 영속성이 없는 일용직을 양산하는 데만 주력한다.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면 과거와 현재만 있을 뿐 미래의 비전이란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반대에는 達人 수준이지만 대안 제시에는 落第 수준이다. 한마디로 반대진영에 대한 마녀사냥의 명수들이다. 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해결을 위한 학습이라는 게 없고 눈앞의 공천에 모든 관심이 모아져 분별력을 상실한 지 이미 오래다.
이런 극단적인 대결양상만 벗어난다면 대한민국이 크게 나아질 것 같은데 현재로는 그럴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병주의 대하소설 '지리산'에서
실존 인물인 함양 출신 수재 박태영은 혼란하던 시기에 '공산혁명'이야말로 민중을 해방시켜 줄 대안으로 생각하고 남로당에 가입해 지리산에서 빨치산이 되어 35세의 나이로 허무하게 삶을 마감한다. 부디 제2, 제3의 박태영이 나오지 않길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