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일이 많지 않더라도

by 최봉기

드디어 2024년 甲辰年 새해의 밝은 태양이 솟았다. 살다 보면 신나는 일도 있지만 늘 그렇지만은 않은 게 삶이다. 신나는 일이 없으면 삶 자체가 무척 무료하다. 그렇지만 언젠가 신나는 날도 오겠지 하고 기다리며 묵묵히 현재에 충실하는 게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 신나는 일이란 과연 어떤 경우일까? '로또 당첨', '주식 대박', '고시나 자격증 시험 합격', '사업 성공', '승진', '국회의원 당선' 등 분야별로 무척 다양하다. 이러한 일들의 공통점은 성공의 기쁨에 겨워 고생이나 시름이 씻은 듯 사라지고 꽃길이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박도 삶의 완성이 아닌 과정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노력이 바탕이 되지 않는 '신바람'이라면 단지 길에서 누군가가 떨어뜨린 지갑을 줍는 '제수 좋은' 단발성 이벤트에 불과할지 모른다. 스포츠에서 늘 후보로 벤치에 앉아만 있던 선수에게 드디어 타석에 설 기회가 온다. 주전도 아닌 벤치워머는 갈고닦은 실력을 십분 발휘해 득점찬스에서 역전홈런을 쳐내며 드디어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마치 소설 속 얘기 같지만 야구선수 김재박의 성공 스토리이다.


우리에게 꽤 친숙한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에는 처음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던 경우도 있지만 무명이었다가 일략 스타플레이어로 도약한 경우도 더러 있다. 기회가 올 때 그 기회를 잘 살릴 경우 꼬여 있던 실타래가 한순간 풀리며 신바람이 분다. 신이 날 경우 피곤함도 잊은 채 열정적으로 일에 매진하며 계속 잘 되리라는 생각 속에서 매진하다 보면 승승장구로까지 이어진다.


누구나 현재는 미약할지언정 이런 희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이 발전해 온 과정을 보면 전쟁을 겪은 후 잿더미에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너나없이 토, 일요일까지 쉬지 않고 일에 매달려왔다. 그 후 베트남전쟁 특수를 누렸으며 중동전으로 오일쇼크가 왔지만 이를 꿋꿋이 이겨내자 중동건설 붐이란 호기로 인해 경제에 숨통이 트이며 신바람이 나기도 했다.


이런 과거의 경험은 우리에게 당장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쉽게 낙담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최근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소득주도성장' 추진 등 경제 관련 실정에다 코로나 사태로 불황이 이어졌고 그 후 3高 현상에 중국경제의 추락과 경제를 견인해 오던 반도체산업의 성장부진 등으로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었다. 현재와 같은 침체 속에서 갑자기 도약의 기회가 오리란 예상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껏 꾸준히 노력해 온 것들이 조금씩이나마 성공이란 결실로 이어질 경우 머지않아 신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새해벽두에는 이처럼 담담하게 한해를 구상해 보는 게 바람직할 듯싶다. 또한 신나는 일이 많지 않더라도 꿋꿋한 자세로 도약의 기회를 기다리다 보면 예상하지도 않은 호재가 발생하며 지난날의 시름을 날려버릴 신나는 일도 벌어지리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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